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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철 민주노총 공공연대 캠코지회 수원법조타운 분회장이 지난 6일 낮 12시께 수원검찰청사 앞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감시단속직 노예계약 해지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공공부문 건물 관리를 담당하는 (주)캠코시설관리가 비용절감과 주 52시간제를 회피하려고 시설관리직 근로자를 '감시·단속적근로자'(감단직)로 묶어놓고 1년째 방치(2019년 10월 23일자 7면 보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 캠코시설관리 등에 따르면 수원법원종합청사와 수원고·지검 청사의 기계, 전기, 소방·영선 등 시설을 관리하는 현업 근로자 36명은 모두 감단직이다.

사측이 채용 초기인 지난해 4월 이들에게 확인 및 동의서를 요구해 감단직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동의서에는 실제 근로시간이 대기시간의 반 정도 이하인 업무이고 대기시간에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수면 또는 휴게시설이 확보돼 있으므로 단속적 근로에 종사하는 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신청에 동의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근로기준법을 보면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로서 사용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을 근로자에게 적용하지 않는다.

수원 광교법조타운 시설관리 근로자들은 채용 초기 사측의 동의서 요구에 맞설 수 없었지만, 단체협약에 원칙적으로 감단직 지정을 하지 않기로 명시한 만큼 하루 속히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원검찰청사 앞에서 지난달 28일부터 감단직 해제 요구 1인 시위를 한 이희철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서경지부 캠코지회 수원법조타운분회장은 "사측이 주 52시간제와 추가수당 부담을 피하고 추가 인력 고용도 회피하려고 감단직을 유지해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사측은 3가지 안을 놓고 감단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캠코시설관리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사장이 취임하면서 감단직을 원칙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며 "주 54시간 근무를 하다가 주 52시간 내로 줄어들기 때문에 임금 저하 발생이 우려돼 여러 안을 놓고 검토한 뒤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