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울증이 사회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가격리, 재택 근무로 인한 답답함과 우울감,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심리적 장애가 늘어나고 있으며, 연일 확진자가 폭증하는 사태를 보면서 불안과 공포감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지역 11개 광역·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한 코로나19 관련 심리 상담 현황을 살펴보면 4천371건(2월1일~3월10일)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시민들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 어린이집·학교 개학 연기로 인한 육아 부담, 경제적 어려움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간의 갈등이 오히려 깊어지는 경우도 호소하고 있다.

감염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크다. 감염성이 높은 질병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되어 이웃이나 가정에 바이러스를 전파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짓누르고 있다. 또 확진자로 판명되면 생명의 위협은 물론 미디어에 공개되고 격리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다. 일상이 중단되고 사회관계의 단절로 인한 무기력감과 우울감이 크다.

매스컴은 물론 온라인과 SNS도 온통 코로나에 관한 정보와 이야기로 범람하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정부나 지자체에 대한 근거없는 비난, 감염자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댓글은 자제해야 한다. 감염자들도 피해자이며 고통스런 격리상태에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당사자이다. 지탄의 대상이 아니라 싸움을 이기도록 격려하고 응원해야 할 이웃이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코로나 사태에 대한 소모적 정치적 공방을 자제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는 정부는 물론 전국민이 협력하여 대처해야 하는 국가적 재난 상황이다. 지금은 바이러스 감염 고리를 차단하는 싸움에 지혜를 모으고 전력 투구해야 할 때이다. 방역당국과 의료진들은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 책임 공방은 사태 종결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정부가 현재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의 조직을 확대하고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확진자나 가족들은 물론 코로나 사태로 우울감에 시달리는 일반 국민들도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언론 매체들도 과도하게 위기감이나 공포심을 자극하는 보도를 자제하고, 감염병 트라우마와 무너진 일상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개인과 가족을 배려하며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