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였다. 역시 콜센터가 문제였다. 서울 구로구 보험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가운데 대구 삼성전자 콜센터 직원의 감염 확진도 잇따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신천지에 이어 콜센터가 제2 '슈퍼감염지'가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이미 구로 콜센터에서 감염된 확진자도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잠잠했던 코로나 확산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는 모양새다. 수도권에 2천500만명의 인구가 밀집돼 있어 집중 감염이 시작될 경우 그 피해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콜센터가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지적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콜센터의 업무 공간이 한 곳에 밀집돼 있는데다 1평 남짓한 공간에 데스크가 촘촘히 붙어있어 누군가 감염되면 방안 전체로 확산될 위험성이 높았다. 여기에 이들의 주된 업무가 전화를 통한 대화인 만큼 '비말(침방울)'을 통한 주변 감염이 예견됐었다. 물론 콜센터 측에선 소독제를 비치하고 개인용 마스크 등을 나눠주고 있다지만 하루에 수백 건의 콜 업무를 해야 하는 직원 입장에선 마스크를 벗고 일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콜센터 감염을 두고 업계에서 "놀랍지 않다"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신천지와의 전쟁'에 몰두하면서 콜센터 등 고위험 사업장은 관심 밖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모든 행정력을 신천지에 쏟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사태를 키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수도권에만 500여개의 콜센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직원 대부분이 지하철과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어 전파원조차 모르는 불특정 지역사회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구로 콜센터 직원 감염 경로 역시 지금까지 오리무중이다.

정부가 뒤늦게 집단감염 방지를 위한 '고위험 사업장 공통 감염관리 지침'을 제시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는 이 지침을 통해 밀집사업장에 코로나19 유증상 직원의 근무를 막고, 재택·유연 근무를 도입하는 한편 출·퇴근 시간과 좌석 간격도 조정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지침이 탁상행정에 그쳐선 안 된다. 현재 우리 주변엔 PC방, 고시원, 독서실 등 밀폐사업장이 너무도 많다. 휴교 때문인지 요즘 학생들의 PC방과 노래방 출입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들 다중 밀폐 사업장은 모두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종식될 때까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