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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탓 호르몬 이상… 식욕 폭발
불면증·역류성식도염·두통 증상 동반
다이어트·적당한 운동 등 예방에 도움

치킨·피자·보쌈이나 라면 같은 고칼로리 간식을 늦은 밤 습관적으로 즐긴다면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야식증후군은 저녁이나 늦은 밤 시간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게 습관이 된 질환이다.

하루 섭취 음식의 50% 이상을 오후 7시 이후에 섭취하고 불면증과 역류성 식도염, 두통 등에 시달리고 있다면 야식증후군 환자로 봐도 무방하다.

밤에 먹은 음식을 신체 장기가 소화하느라 깊은 잠에 들 수 없어 불면증이, 누워있는 상태로 소화를 하다 보니 위 속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해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식도염이 동반된다.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야간에 멜라토닌 호르몬이 방출돼 식욕이 억제되고, 반대로 스트레스를 주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줄어 이완과 휴식을 취하게 되는 것이 정상이다.

야식증후군에 걸리면 반대가 된다. 저녁에 멜라토닌 수치가 상승하지 않고 낮에 높아진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지 않아 식욕은 증가하고 수면의 질은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식욕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폭식으로 이어진다. 야식증후군은 전체 인구의 1.5%가 앓고 있는 질환이라고 한다. 정상체중을 가진 사람 중 0.4%, 비만환자의 9%, 심한 비만환자의 27%가 야식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트레스와 불안감 등이 야식증후군의 원인으로 꼽힌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이 질환은 식습관과 관련된 문제뿐 아니라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에 주목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야식증후군의 원인인 배고픔, 불면, 피로감의 원인"이라며 "평소에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들어 두고 스트레스가 생길 때 마다 없애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야식증후군 예방에는 식사량을 조절하는 '다이어트'가 중요하다.

배고픔을 참는 것이 아니라 배가 부르면 식사를 멈추는 것이 관건이다. 배가 부른 느낌이 든다면 더 이상 식사를 이어가지 말고, 과감히 식사를 중단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식사 후 바로 양치질을 해서 간식이나 다른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도 요령이다. 배고픈 상태를 지나치게 오래 참는 것도 야식증후군을 일으키는 나쁜 식습관 가운데 하나다.

배고픔이 지속되면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고프다면 저녁 식사를 평소보다 앞당기는 것도 좋다. 운동도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4회 정도 운동하면 식욕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저녁 시간에 배가 고프다면 칼로리가 낮은 간식을 가볍게 먹는 것도 좋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보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며 "뜨거운 물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위장 활동이 억제돼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