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은 28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일제하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을 발표했다.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이 27일 '친일반민족행위자' 708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진상규명 법률을 제안키로 하면서 과거 사회지도급 인사들의 친일행적 여부에 대한 논란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발표경위
여야 의원들의 이번 발표는 지난해 7월 이 모임과 광복회가 명단공개 사업을 공동추진키로 한지 반년여에 걸친 작업의 산물이다.
이 명단에는 한일합방 협력자인 이완용을 비롯, 서정주, 이광수, 최남선, 김동환, 주요한 등 문화계의 유명인사 상당수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광복회측은 일부 인사의 경우 친일행적 단정에 논란의 여지가 있을 뿐아니라 명단공개시 파문 등을 고려해 작곡가 현제명, 여성박사1호 김활란 등 17명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을 미룬 채 민족정기 국회의원 모임의 심의 대상으로 넘겼다.
이 모임은 27일 저녁 회의를 통해 '김인승'의 경우 1890년대 친일행적으로 시기가 부적절하다고 판단, 제외시키기로 했으나 나머지 16명은 '친일행적이 명백하다'고 판단, 발표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김희선 의원측은 전했다.

◇16명 심의결과
이 모임은 200여쪽에 달하는 발표자료에서 “고황경은 '황도정신 선양에 앞장선 여성사회학자'로 일본국민으로서 부끄러움이 없는 생활을 교육하는데 앞장서 왔고, 김활란은 '친일의 길을 걸은 여성지도자의 대명사'로 이화여전과 이화교육학교 교장으로 있으면서 '총후보국을 내조한다'는 애국자녀단을 조직했다”고 밝혔다.
문화예술계 인사로서 화가 김은호는 '금채봉납도'를 미나미 총독에게 증정했고, 심형구는 '친일파 미술계를 주도한 선봉장'으로, 현제명은 '일제말 친일음악계의 대부'로, 민족음악의 대명사격인 '봉선화'의 작곡가 홍난파는 최남선 작사 '정의의 개가'에 곡을 붙여 친일가요를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친일음악활동을 했고, 이능화는 '민족사 왜곡과 식민사학 확립의 주도자'로, 정만조는 '친일유림의 거두'라고 자료는 밝혔다.
자료는 특히 “방응모 조선일보 창설자와 김성수 동아일보 창설자, 장덕수 동아일보 창간 당시 주간도 명단에 포함시켰다.

◇의미와 논란
3·1절을 하루 앞둔 이번 발표는 국회 연구모임 차원이긴 하지만 해방이후 첫 현역국회의원들의 친일명단 종합발표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이들 명단에 포함된 인사의 직계가족들이 '일제하에서 강요된 행위에 대해 친일반민족행위로 단정할 수 있느냐'는 반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일부는 법적으로 대응할 의사를 피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더욱이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명단 발표를 둘러싼 논쟁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도 있어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