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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마스크 사기 의심 게시글 /독자 제공

코로나19와 마스크 부족현상에 대한 공포감을 악용해 중고 직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마스크 판매 사기' 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

올해 수도권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정모(18)양은 대구광역시 동구가 고향이다. 그는 지난 5일 중고 직거래 앱 '당근마켓'에서 KF94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발견하고 생활비를 아껴 마스크를 사기로 했다. 상황이 심각한 대구에서 마음을 졸이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다.

판매자 ID '마스크팔아요'와 채팅을 통해 거래방식을 조율한 정양은 택배 거래를 하기로 했다. 판매자가 수원에 거주한다고 앱 위치 인증을 해놓고도 물건은 충청지역에 있다고 설명해 미심쩍은 마음이 들었지만, 워낙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도리가 없었다. 결국 정양은 마스크 30장 값 5만7천원을 판매자에게 입금했다.

한편, 매탄3동 주민 김모(46)씨도 지난 8일 당근마켓을 통해 정양과 동일한 판매자에게 마스크를 구입하기로 했다. 언니가 폐암으로 투병 중인데, 기저질환자가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하다는 소식에 마음이 급해서다.

김씨는 판매자가 알려준 계좌로 52만5천원을 보냈다. 마스크 350장 값이었다.

하지만 사흘이 지나도록 마스크 택배를 보내기는 커녕 택배 송장도 보여주지 않자 당근마켓에 게시글 신고를 하고 마스크 사기를 주의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본 피해자 4명은 한자리에 모여 피해사례를 공유했다. 총 피해액만 109만2천원이다.

결국 지난 12일 수원지검에 사기 혐의로 성명불상 남성을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판매자가 3천장 남았다는 식으로 선착순 구매를 유도하다가 나중에는 마스크 공장을 섭외했다면서 600만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속여 당근마켓 이용자들을 속였다"고 말했다.

정양도 "바이러스 전염 공포 속에 마스크가 꼭 필요한 사람들을 허탈하게 하는 범죄자"라며 "꼭 잡혀서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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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 방지 서비스 '더치트' 모바일 페이지

마스크 사기 피고소인은 판매 게시글을 올린 뒤 택배 거래를 하자고 권유, 계좌로 돈을 받으면 탈퇴하는 수법을 반복했다. 직거래도 우선 대금 절반을 입금하면 가져다주겠다는 식으로 구매자를 속였다.

당근마켓은 GPS 기반 동네주민들 간 중고 거래 장터인데, 정양 등 고소인들 외에도 전국의 당근마켓 이용자들이 같은 사람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영통구 주민들을 울린 마스크 사기 피의자의 휴대전화 번호는 금융사기 방자 사이트인 '더치트'에 사기/스팸번호로 등록돼있다.

또 다른 중고 직거래 앱인 헬로마켓에서도 이 남성에게 95만원을 보내고 마스크를 받지 못했다는 이용자가 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우선 고소인들의 주소지 관할 경찰서인 수원남부경찰서로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 직거래 앱 마스크 사기 피해 신고·고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고소인 조사를 통해 범죄사실을 확인하고 피고소인을 특정해 엄정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