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24일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도민 전체에게 재난기본소득 일괄 지급을 결정했다. 이재명 도지사는 이날 도민 1천326만5천377명에게 4월부터 10만원씩, 총 1조3천642억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카드 형태의 지역화폐로 지급하며, 도내 지역화폐 이용 가능 업소에서 3개월 내에 사용하면 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도내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전 도민에게 10만원씩 쥐어주고 소비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이 지사의 전격적인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단은 이 지사의 정책 소신과 코로나발 경제대란이라는 특수한 사정이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이 지사는 대표적인 기본소득제도 도입론자다. 도지사 취임 후 성남시장 시절 시행했던 기본소득 개념의 정책을 도 차원, 국가 차원으로 확대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한 국토보유세 신설, 기본소득위원회 설치, 기본소득 박람회 개최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코로나 경제불황 해결책으로 중앙정부에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강권해 왔다. 중앙정부가 망설이자, 결국 최소한의 예산으로 최소한의 기간에 한해 실험적인 기본소득 제도 시행을 결단한 셈이다.

정부가 기본소득 지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재정의 한계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 지사도 1인당 10만원이라는 기본소득 지급의 실효성에 대해 "소액이고 일회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이 국가 차원의 기본소득 논의의 단초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정된 재정 때문에 제도 도입이 단기간의 실험에 그치는 한계를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코로나 경제불황 대책 차원의 기본소득 지급 주장에 대해 반대측에서는 한정된 재정을 필요한 취약계층에 생계비, 임대료 보조 등 족집게식으로 직접 지원하자고 반박해왔다. 빈부격차 없이 지급되는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본격 도입하려면 더 많은 국민적 논의와 이해, 재정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재난기본소득은 코로나19로 인한 특별한 결단임을 강조했다. 효과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검증이 수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