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국토부·기재부 도움 호소
국적기 374대중 324대 운항중단
회원사 月 9천억원 고정비 적자
대부분 내달말 파산 전망도 나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위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항공업계가 자구책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호소했다.

한국항공협회는 지난 3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항공산업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보냈다.

항공협회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항공업계 육성·발전과 항공 안전에 기여하기 위해 1992년 설립됐다.

항공협회는 호소문에서 "국내 항공산업 기반이 붕괴되고 있으며, 84만명의 항공산업과 연관산업 종사자들이 고용 불안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항공사는 위기 극복을 위해 유·무급 휴직, 자발적 급여 반납 등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며 뼈를 깎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나 코로나19는 우리 항공산업 기반을 붕괴시킬 정도로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달 넷째 주 기준 전 세계 181개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제한하고 있다.

이에 국제선 여객은 96% 급감했으며, 국적 항공사 여객기 374대 중 324대가 날지 못하고 멈춰 있는 상황이다.

항공협회는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매월 9천억원의 고정비는 적자로 쌓이고,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5조3천억원 규모로 항공사와 임직원 모두가 당장 내일의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항공업계 위기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겪고 있다.

세계 최대 항공 컨설팅 전문 기관인 CAPA는 각국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전 세계 항공사 대부분이 5월 말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전 세계 항공사의 매출 손실이 2천520억 달러(약 309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각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항공산업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항공협회는 "항공산업은 국제여객의 97%, 수출입액의 30%를 담당하는 등 우리나라 인적·물적 교류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국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항공사뿐 아니라 지상조업, 관광업 등 직간접 고용 인원만 84만명으로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인 만큼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했다.

항공협회는 "즉각적이고 신속한 지원으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다시 비상해 국가 경제와 국민 편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