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폭증·지원금 늘어 '매일 야근'
별도조직·인력 추가해도 '업무마비'
방문상담 4배↑·'부실 심사' 부담

"하루 2천건 목표로 전사적 노력"

"끝이 안 보입니다. 몸도 마음도 지쳤는데…."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 영업점에 근무하는 A씨는 토요일인 지난 4일 오후 내내 사무실에 있었다. 지난 주에도 거의 매일 야근을 했지만 밀린 업무가 도무지 줄어들지 않아서다.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소상공업체의 자금난이 심화돼 보증지원 수요가 급증한 지 두달째. 일선에서 각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업체들을 상담하고 보증지원을 결정하는 영업점 직원들은 물론, 동료 직원들의 영업점 파견으로 업무가 늘어난 본점 직원들도 내내 '풀 야근' 체제다.

몸의 피곤함은 둘째 치더라도, 마음의 피로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요 폭증에 업무 처리가 지연되면서 자금 수혈을 제때 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이 "가게 문 닫게 생겼다"며 눈물짓는 모습에 심란함이 더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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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기신보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 말까지 보증지원을 받은 업체만 2만4천804곳, 금액은 7천433억원이다. 전국 16개 지역신보 중 최다 규모다.

지난 한해 동안 8만7천곳에 지원했었는데 올해는 3개월 만에 이미 30% 가까이 지원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폭증한데다 정부·지자체의 관련 자금 지원이 그에 비례해 늘어난 게 원인이 됐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 1월에는 하루 평균 570건이었던 방문 상담 건수가 3월 말에는 2천240건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 그래프 참조

사정이 이렇자 인력을 200명 가까이 추가 투입하고 본점에 보증서 발급만 담당하는 별도의 조직까지 꾸리는 한편, 영업점에서 담당하던 시중 6개 은행에 상담 업무를 위탁하는 등 보증지원 속도를 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 1월 대비 5배 이상 높였다(1월 일 평균 190건, 3월 말 1천116건).

다방면으로 총력을 기울인 점이 전국 최다 지원 실적으로 이어졌지만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보증지원의 문턱을 대폭 낮추고 속도만 빠르게 내는 게 능사가 아닌 점 역시 변수다. 심사가 부실해질 경우 발생하는 부담은 고스란히 경기신보에서 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신보의 특례보증 없이도 대출이 가능한 일부 자영업자들이 유리한 조건을 노리고 보증을 미리 받아놓는 '가수요'마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처리 속도를 높여야 하면서도 심사는 게을리 할 수 없는 일선 직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추세다.

이민우 경기신보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들, 소상공인들에게 대출을 위한 보증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게 가장 절실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보증지원 속도를 5배 이상 높였지만 1일 평균 2천건 이상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