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최근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 일대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적항공사 항공기 10대 중 9대가 운항을 중단하는 등 영종도 일대를 기반으로 한 항공산업이 존폐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는 산업 또는 지역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항공산업은 국가 산업의 토대가 되는 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한국 경제에서 항공산업의 기여도는 국내총생산(GDP)의 3.4%인 약 476억달러(60조원) 규모로, 항공산업에서 창출된 일자리만 83만8천개다.
이처럼 한국 경제의 버팀목 중 하나인 항공 산업이 국내 기간산업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마치 거대한 나무가 태풍에 흔들리면서 가지가 부러지고 잎이 떨어져 나가듯, 대형 항공사에서부터 청소, 기내식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에 이르기까지 뿌리째 흔들리는 형국이다. 항공관련 업체 종사자 총 7만6천800명 중 무급휴직자가 1만5천389명, 희망퇴직자가 1천424명이고, 유급휴직에 들어간 근로자가 8천747명이라는 조사결과는 항공산업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예로 대한항공의 기내식 협력업체 직원 가운데 인천에서 근무하는 1천800명 중 1천명이 권고사직을 당했고 남은 800명 중 300여명은 휴직중이라고 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고용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점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학교 온라인 개강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인천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인천시가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건의한 것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적절한 조치였다고 본다. 사실 코로나19 방역에 치중하느라 항공업계의 고용위기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현실감 있게 공유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제 고용위기지역 지정문제가 공론의 장으로 나온 만큼 정부는 최대한 빨리 법적 검토 및 절차를 마무리하는 등 지정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 등 고용위기지역 지정 외에 추가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무는 뿌리가 뽑히기 전에 바로 세워야 한다. 기간산업의 기반이 붕괴 된 후 복구작업을 하는 것은 이미 뿌리가 뽑혀 쓰러진 나무를 다시 심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설]위기의 항공산업, 영종 고용위기지역 지정 서둘러야
입력 2020-04-05 19:39
수정 2020-04-05 19:39
지면 아이콘
지면
ⓘ
2020-04-06 19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7 종료
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다면 국회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 판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