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AFP=연합] 한 미국군인이 13일 태평양의 한 외떨어진 환초(環
礁)상에 붉은 깃발을 게양하게 된다.
 이는 날아오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가리기위
한 수십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사일 방어 노력의 마지막 단계의 시작을
뜻한다.
 이 붉은 깃발은 크와잘레인(Kwajalein) 환초의 세계 최대규모인 전장 1천
722㎢에 달하는 초호(礁湖)내에서 이번 주말중 고기잡이를 할 수없다는 것
을 이곳 주민들에게 알리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
 마셸 제도(1986년 공화국 선포)의 일부인 크와잘레인에는 미군의 ‘로널
드 레이건 탄도 미사일 방어 시험기지’가 소재해 있다.
 미 국방부는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14일 미니트맨 Ⅱ 탄도
미사일 1기를 발사할 것이라고 이번주초 발표한 바 있다. 발사 20분후 서쪽
으로 7천700㎞ 떨어진 크와잘레인에서는 “대기권 바깥쪽의 죽음의 운반
체”로 무장된 요격 미사일이 이 미니트맨 미사일을 맞추기위해 발사될 예
정이다.
 목표물을 맞추건 못맞추건 간에 이 미사일의 잔해는 크와잘레인 해역에
떨어지게된다. 크와잘레인의 보안은 미국 헌병부대가 추가 투입됨에 따라
한층 삼엄해졌다.
 크와잘레인의 풍경은 레이더 돔과 미사일 발사대, 그리고 무엇인지 일반
인들로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설들로 덮여있다. 그리고 엄청난 크기의
활주로 옆에는 골프 코스 1개소가 눈에 띈다.
 약 2천500명의 미군 요원들이 마셸 제도의 본도(本島)격인 크와잘레인과
로이나무르에 거주하고 있는 반면, 한때 마셸제도의 90개에 달하는 작은 섬
들에 흩어져 살고있던 주민 1만명은 현재 32㏊의 에베이에(Ebeye)섬에서만
몰려 살고 있는 형편이다.
 크와잘레인은 초호의 풍부한 어장을 탐냈던 미크로네시아인들에 의해 수
천년간 점령되어 왔으며, 그후 스페인과 독일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를
점령했다. 그러나 1914년부터는 일본이 해군지지를 건설하면서 이를 점령했
다.
 크와잘레인은 로널드 레이건 전 행정부의 이른바 ‘별들의 전쟁’ 방어
시스템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비록 이 계획이 그후 여러 해에 걸쳐 성쇠
의 길을 걸었음에도 불구, 이 환초에서는 미사일 시험이 꾸준히 실시되어
왔다.
 여하튼 크와잘레인이 캘리포니아에서 발사되는 로켓을 겨냥해 요격미사일
을 발사하는데 사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