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A교사는 교직생활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그는 "아무도 교사를 대변해 주지 않는다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껴서"라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아니라 최근 새롭게 조직된 '경기교사노동조합(경기교사노조)'에 가입했다.
A교사는 "교사노조가 최근 발생한 여러 사건과 관련해 교사 입장에서 대응하는 것을 보고 가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개학연기와 온라인개학 사태를 겪으며 경기교사노조에 도내 교사들의 가입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젊은 교사를 중심으로 각 지역별 설립된 교사노조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이 늘었는데 30년 전통의 전교조 아성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기교사노조는 2018년 9월에 설립됐다. 서울, 경기 등 각 지역별로 노동조합이 구성됐고 모두 각 시도교육청과 개별교섭을 하는 별개의 단체다.
경기교사노조는 조합원의 수를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지만, 개학연기 사태 이후 3, 4월 사이 가입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3월 초 경기도교육청이 요구한 '보안서약서' 사태와 교육부가 '교사들의 재택근무로 스마트기기 설문조사 공문을 받지 못해서 늦어졌다'고 한 사건, 월급을 언급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SNS 등 최근 불거진 여러 사건을 계기로 가입자들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교육공무직 및 학교비정규직과 교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도 이런 현상과 관련이 깊다. 공무직·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교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데, 전교조가 교사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 경기지부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알고 있지만 해결이 쉽지 않다.
전교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개학연기 사태 이후 탈퇴한 교사들이 평소보다 더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교사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비율이 10% 이하로 낮은 편인데, (전교조가 아니라도) 다양한 노조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학교 공무직, 비정규직들의 일부 요구사항이 전교조 등 교사들이 30년간 싸워 쟁취해낸 권한을 침해한다고 느끼는 교사들이 많다. 그러나 노노갈등은 지양해야 하는 원칙이 있고 공무직 등과 협의를 통해 양쪽의 권익을 함께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아무도 대변 안해" 새노조로 떠나는 교사들
'온라인 개학·공무직 사태' 전교조에 실망감… 3~4월 가입 급증
입력 2020-04-19 20:47
수정 2020-04-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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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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