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이행강제금 부과예고 20일만에
100여명 신도 경계속에 물품 이송
신천지예수교회가 20일 불법으로 사용했던 예배당에 대한 자진철거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신천지 예배당이 들어서 있는 10층짜리 상업용 건물(과천시 별양동 1-19)의 계단은 100여명의 젊은 남성 신천지 신도들이 철통 같은 경계를 펼치며 지키고 있었다.
신천지 신도들중 일부는 예배당으로 사용한 9·10층에서 장의자 등 기물을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해 건물 밖으로 옮겼다.
이들은 한 층 밑에 있는 신도에게 목회용 의자를 건네며 한층 한층 인편으로 의자를 옮겼다. 신도들은 의자를 건물 앞에 모았다가 4.5t 트럭에 실었다.
신도들은 이날 9층부터는 '사유지'라며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간혹 계단에서 취재진과 부딪히며 옥신각신 실랑이를 벌였지만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철거 작업이 진행됐다.
현장을 지킨 과천시 관계자는 "전자기기를 철거한 뒤 단상도 철거했다"며 "철거 기물을 모두 사람 손으로 날라야 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현재 3분의 2 정도 철거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신천지 측은 지난 1일 시가 이행강제금 7억5천10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을 때도 자진철거 의사를 밝히며 13년간 사용한 시설의 원상복구 계획을 짤 시간을 요구한 바 있다(4월 2일 인터넷 보도).
신천지는 그날 이후 20일 만에 불법 용도변경시설을 원상복구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철거된 목회용 의자는 관외 창고로, 전자제품은 중앙동 등으로 흩어졌다.
신천지 측은 이날부터 22일까지 사흘간 별양동의 예배당을 자진철거 한다. 철거기간은 이삿짐센터 등의 전문가 없이 신도들이 진행하는 점을 감안해 정했다.
과천시 관계자는 "행정절차를 밟았지만 신천지 측이 시의 요구에 협조적"이라며 "자진철거는 무리없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과천/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