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마다 다른 전산시스템 영향
날짜·잔액 등 발송 방식 제각각
민원 증가에 경기도 "해결 노력"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신용카드로 지급받을 경우 카드사 대다수가 결제 3~5일 후에 재난기본소득 차감 여부와 잔액을 알려줘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도민들은 재난기본소득에서 차감될 거라 생각하고 결제했다가 사용처가 가맹점이 아니어서 자부담 처리됐다는 사실을 결제 며칠 후에야 알 수 있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30일 현재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신용카드로 받을 수 있는 카드사는 농협·하나·우리카드 등 13개사다.

도민이 평소 사용하던 신용카드 중 하나를 택해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하면서 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카드 결제액 중 재난기본소득 사용 요건에 해당하는 사용분 10만원을 자동 차감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13개사 중 재난기본소득 사용 내역을 실시간으로 통보해주는 곳은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2개사 뿐이다.

매입일을 기준으로 BC·롯데·농협·기업카드는 1영업일, 씨티카드는 3영업일, 우리·신한카드는 3~5영업일, 수협·현대카드는 5영업일, 하나카드는 7영업일이 지나야 재난기본소득 차감 여부·사용액·잔액 등을 문자(SMS)로 통보받을 수 있다.

또 KB국민·삼성·롯데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사용액을 건별로 발송하지만 현대카드 등 대부분의 카드사는 일정 기간 사용액을 합산해 문자(SMS)로 통보한다.

이처럼 카드사별로 통보 내용과 시점이 다른 것은 전산 시스템 차이에서 기인한다.

재난기본소득을 자체 포인트로 전산 처리해 차감하는 KB국민카드는 별도 매입 절차를 거치지 않아 결제 즉시 문자 발송이 가능하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 24일 카드혜택 사용 여부를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통보하는 '링크' 시스템에서 착안해 개발한 신규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결제 내역을 실시간으로 통보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다른 대부분의 카드사는 결제 후 거래 대금이 매입된 것을 확인해 청구 할인하는 방식이어서 문자 발송에 수일이 걸린다.

현재 매입 확인에만 2~3일이 소요되며, 특히 일부 카드사는 고객에게 SMS 발송을 전부 수기로 하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결제 내역 통보 시점이 제각각인 것은 경기재난기본소득을 처리할 수 있는 내부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려 발생한 문제"라며 "카드사가 경기도와 시간적 여유를 두고 협의를 세부적으로 진행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카드사 관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결제 후 문자 통보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등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