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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3일 오전 경찰 과학수사요원들이 아직 수습되지 않은 유해와 유류품 등을 찾기 위한 2차 정밀수색을 하고 있다.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48명의 사상자를 낸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원인으로 이천 코리아냉동창고 화재 참사를 유발한 인화성 유증기가 지목됐다.

화재 발생 초기부터 우레탄 뿜칠과 화기 작업 동시 진행 여부가 관건으로 꼽혀 왔지만, 공기 순환을 위해 필히 설치해야 하는 가설 팬을 현장에 뒀는지 여부도 사업주체의 중대 과실을 따져 묻는 주된 요소라고 전문가는 짚었다.

강태선 세명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화재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설 팬을 설치해서 과할 정도로 공기 환기 작업을 하는 것"이라며 "우레탄 뿜칠 작업과 함께 용접 작업을 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밀폐된 공간에서 인화성 증기가 축적되면서 발화원을 만나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2008년 이천 코리아냉동창고 화재 당시 조사관으로 활동했다. 코리아냉동창고 화재로 당시 현장 근로자 57명 중 40명이 숨졌다.

소방당국이 내놓은 화재 백서를 보면 사고 발생 20여일 전까지 약 283t의 우레탄 발포작업을 했고 사고 발생 10일 전까진 매일 약 150㎏ 이상 유성접착제를 이용한 보온작업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우레탄 발포작업에 이어 유성접착제 보온작업 끝에 다량의 HCFC-141b(디클로로플루오르에탄) 유증기, 톨루엔과 아세톤 등이 발생해 급격한 화재 확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도 환기만 잘 했으면 폭발적인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나오는 대목이다.

강 교수는 "냉동창고는 밀폐된 곳에서 작업을 하게 된다. 완공 직전 마지막 단계에 밀폐 정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환기 시설을 갖춰야 하나 관행적으로 인화성 증기 환기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상시위험평가 제도를 통해 사업주 스스로도 안전하게 작업 환경을 조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천화재수사본부는 6일 오전 3차 현장 추가감식을 벌인다. 앞서 수사본부는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의 시공사 현장사무소와 공사 관계업체 사무실 등 7곳을 압수수색하고 국과수와 전기, 건축 등 전문가를 구성해 정밀 분석하고 있다.

/손성배·신현정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