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1건씩 동시에 발의 불구
규정빠진 통합당안 비판 의식 철회
민주당안, 野 반대·기권으로 부결
인천 유일 조례없는 기초단체 오명
인천 연수구의회 의원들이 겸직 신고와 영리행위 금지 등 준수해야 할 윤리강령을 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징계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조례안이 구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연수구의회는 여전히 인천에서 의원 윤리강령 관련 조례안이 없는 유일한 기초의회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연수구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5일 제231회 임시회 운영위원회에서 김정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연수구의회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에 관한 조례안'이 표결을 거쳐 부결됐다고 17일 밝혔다.
구의회 운영위원회 위원 6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3명은 찬성했지만,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 2명이 반대하고 1명이 기권해 찬성 과반을 넘지 못했다.
최근 연수구의회에는 의원 윤리강령 관련 조례안이 2건이나 발의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안이 먼저 입법예고됐고, 같은 날 뒤이어 통합당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안이 입법예고됐다.
두 조례안의 차이점은 '겸직 신고해야 할 공공단체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했는지'와 '징계 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했는지'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조례안은 두 가지 사항을 규정했고, 통합당 의원들의 조례안은 규정하지 않았다.
제목은 같고 내용이 다른 윤리강령 조례안 2건이 동시에 발의된 배경에는 통합당 소속 유상균 의원의 '어린이집 대표 겸직 논란'이 있다. 유 의원은 아파트 상가건물 내 민간어린이집 대표를 맡고 있는데, 정부 보조금과 보육료 등이 지원된다.
2018년 행정안전부는 '기초의원은 어린이집 대표를 겸직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연수구의회는 유 의원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1월 구의회 본회의에서 징계안건이 부결됐다.
지난 15일 구의회 운영위원회에서 통합당 의원들이 발의한 윤리강령 조례안은 위원회 동의로 철회됐다.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 윤리강령 조례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결국 가결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앞선 토론 과정에서 통합당 이강구 의원은 "전문가 집단의 답변 가운데 조례안 제8조 1항은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법률에서 정할 사항이라고 했다"며 "상위법이 없는 것을 도덕적 해석으로 조례로 정하는 게 바람직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김정태 의원은 "추상적 권리를 제한한 것이 아니고, 구의회 의원이라는 제한된 신분 하에 객관적 의사 판별을 할 수 있게끔 필요 최소한의 요건으로 정한 것"이라고 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논평을 통해 "인천 10개 군·구 기초의회 중 국민권익위원회가 권고한 '지방의회의원 겸직 등 금지규정'에 맞춰 조례를 입법화한 의회는 50%뿐"이라며 "인천 기초의회들은 윤리강령 관련 조례에 ▲별도서식을 갖춘 수의계약체결 제한사항 신고 ▲공공단체 범위를 적시한 관리인 등 겸직금지 ▲징계기준이 명시된 징계 등의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연수구의회 '윤리강령 조례안' 좌초
입력 2020-05-17 21:18
수정 2020-05-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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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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