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미뤄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학생들의 등교 시기에 대해 "예정대로 할 것"이라며 "고3 학생들은 20일에 학교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고3들은 입시문제도 있다"며 "다행히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숫자는 안정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학사일정이 3개월 가까이 중단된 상태에서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들의 불안감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의 등교 연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에 따라 20일 고3 등교를 시작으로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 3일, 중1과 초5∼6학년은 6월 8일에 등교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코로나19에 맞서고 있는 우리 사회는 또 한번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도전의 길을 걷게 됐다. 조금만 헛디디면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간 쏟아부은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살얼음판 같은 길이다. 뚫고 지나가야 할 장애물도 한 둘이 아니다. 정 총리의 말처럼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숫자가 안정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노래방을 매개로 4차 감염자가 나오는 등 집단감염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직업을 속인 강사 때문에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에서는 등교 연기 여론이 힘을 얻기도 했다. 인천의 경우, 학원 강사에게 학원수업 또는 과외수업을 들은 학생들과 가족 등 확진자들의 동선이 교회와 학원, 공부방 등 다중이용시설로 확인되면서 검사대상이 2천명에 이르고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학사 일정보다는 학생들의 안전을 더 중시해야 하는 시점이다. 만일 일선 학교에서 방역이 뚫린다면 학생들의 건강은 물론이고 대입을 비롯해 지금까지 논의해 온 학사일정 자체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일단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교육 당국은 조그마한 빈틈이라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마지막까지 안전한 학습환경을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등굣길에서부터 방역을 위협하는 요소는 뿌리를 뽑는다는 각오 아래, 학교 문을 열어야 한다. 이번 등교 조치가 훗날 '섣부른 결정'으로 평가받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