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자금대출 빙자' 30대 검거… 11회 걸쳐 2억여원 가로채
용인·광주 등 경기 남부지역서만 올해 2035건 발생·375억 피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이 코로나19로 생긴 가계 소득 균열을 막고자 도입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대출 지원 정책을 범죄에 악용하고 있다.

실체가 없는 '페이퍼저축은행 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수억원을 속여 뺏은 A(33)씨가 범행장소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올해 1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서워지자 정부지원자금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이 판을 치기 시작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수사하는 각 경찰서의 지능범죄수사팀 외에도 수원남부경찰서·용인동부경찰서·평택경찰서 등 3개 경찰서의 형사과 1개 강력팀을 보이스피싱 전담팀으로 지정했다.

수원남부경찰서 형사과 강력4팀은 지난달 28일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의 한 노상에서 코로나19 정부지원 대출을 받으려면 직접 만나 기존 금융권 대출을 상환하라고 속여 금품을 건네받으려는 현장을 급습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A씨의 여죄를 추궁한 끝에 붙잡히기 10여일 전부터 11차례에 걸쳐 2억470여만원을 같은 수법으로 속여 뺏었다는 자백을 받고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용인시 수지구에서는 지난 3월27일 검사를 사칭해 피해자의 계좌가 금융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여 2천만원을 이체하게 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은 현금 인출책이 현장에서 붙잡혔다.

같은달 6일 캐피탈 직원을 사칭, 저금리 대환 대출을 빙자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주겠다고 속이고 현금 2천400만원을 속여 뺏은 현금 수거책도 신고를 받고 신속 출동한 광주경찰서 경찰관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경기남부 관내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사건은 2천35건이다. 피해액은 375억원으로 집계됐다. 검거한 인원은 2천731명으로 이중 144명이 구속됐다.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도 관내 보이스피싱 사건은 각각 5천883건(707억원), 6천990건(1천206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검거 인원도 2018년 7천903명(구속 325명)에서 2019년 8천840명(구속 453명)으로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저금리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가 다발하고 있다"며 "금융사 상담원을 사칭하며 소상공인들에게 접근해 휴대전화에 악성 코드를 심은 메시지를 전송, 범죄에 활용하고 있으니 신속히 112로 신고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근·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