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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서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를 못한다"고 일갈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오후 2시 41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대협에 나온 정신대는 공장에 갔다 온 할머니들"이라며 "정대협은 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대표는 할 수 있지만,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단체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장에 갔다 온 할머니와 아주 더럽고 듣기 싫은 위안부 할머니는 많이 다르다"며 "나는 16살 때 대만 신주 카미카제 특공대 부대로 끌려갔다"고 말을 이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은 몰랐는데 19922년 6월 25일 신고를 할 적에 윤미향이라는 간사에게 하면서 처음 접했다"며 "어느 교회 모임을 갔는데, 10만원씩 나눠주더라. 그게 무슨 돈인지도 몰랐다. 그 때 처음으로 모금을 하는 걸 봤는데, 왜 모금을 하는 지도 몰랐다"고 했다. 이어 "농구하는 선수들을 기다렸던 적도 있는데, 끝나고 돈을 걷어 주던데 부끄러웠다"며 "기다리는 동안 배가 고파서 먹을 것 좀 사달라고 했더니 '돈 없습니다'라고 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곰곰이 생각해보니 일본 사람들이 보기에 우습지 않겠느냐란 생각이 들었다. 정신대 이름을 걸고 위안부 사죄·배상을 얘기하고 있으면 얼마나 우습겠느냐"며 "정신대 문제만 하지 (정대협이)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의 고명으로 이용했나. 이런 생각을 하니 자다 깨서 펑펑 울었다. 왜 내가 여태까지 바보같이 이용만 당하고 말을 못 했나. 그래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들로 팔아먹었다. 왜 내가 팔려야 하는가"라고 일갈했다.

기자회견 말미엔 "잊은 건 없는데 빨리 생각이 안나 여러분께 속 시원히 말 못한 것 이해해달라"며 "이용당한 일이 많다. 꼭 명심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협은 지난 1990년 11월 16일 정신대 문제를 제기해 오던 37개 여성단체가 연합해 결성했다.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반대 운동을 벌이면서 2016년 세워진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와 2018년 7월 통합했다. 이 때 정대협 상임대표였던 윤 당선인을 초대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할 지 관심이 모아졌던 윤미향 당선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