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 산업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용어를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뿌리 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한 번에 표현하는 말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뿌리가 물과 양분을 흡수해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뿌리 산업은 모든 산업에 근간이 된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자동차, 휴대전화 등은 꽃과 열매라고 할 수 있다. 뿌리 산업이 있기에 자동차와 휴대전화가 만들어지고, 제품의 품질이 높아진다.
사람들은 꽃과 열매에 집중할 뿐 뿌리에 시선을 주지 않는다.
뿌리 산업은 사람들의 무관심, 3D 산업이라는 사회적 인식 속에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완제품을 만들어 조명받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하청 구조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시는 일자리 창출 지원 등 뿌리 산업 지원 정책을 펼쳤지만, 업계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가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이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육성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인천 뿌리 기술 업계의 바람을 이뤄줄 수 있는 게 최근 문을 연 인천 뿌리 산업 일자리 센터(이하 인천 뿌리센터)다.
인천 뿌리센터는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와 기초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고용안정협의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가 그동안 펼쳐 온 어떠한 뿌리 산업 육성·지원 정책보다 기대가 크다. 인천 뿌리센터 개소는 인천 뿌리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시작점이다. 인천시는 인천 뿌리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맞춤형 지원·육성 사업을 체계적으로 펼치는 등 지역 뿌리 산업이 다시 한 번 꽃 피울 수 있도록 물과 양분을 아낌없이 줘야 한다.
/김태양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