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 마포 쉼터(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과 검찰에 분노를 표출했다.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 의원은 7일 SNS를 통해 "기자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했다"며 "매일 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 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나는 뒤로 물러설 곳도, 옆으로 피할 길도 없어서 앞으로 갈 수밖에 없구나 생각하며 버텼는데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며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윤 의원은 "우리가 함께 꿈 꾸던 세상, 복동 할매(김복동 할머니)랑 만들고 싶어 했던 세상, 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홀로 가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를 추모했다.

한편 정의연은 7일 "고인(쉼터 소장)이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고인이) 갑작스런 검찰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 쏟아지는 전화와 초인종 소리, 카메라 세례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고 전했다. 윤 의원 역시 숨진 A씨가 생전 윤 의원에게 '영혼이 무너졌다. 힘들다'고 토로했다는 점을 SNS를 통해 언급했다.

A씨 사망 소식에 검찰은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경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