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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현장 경찰 감식 모습. /경인일보DB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신축 공사현장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화재 원인을 산소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꽃 때문이라고 잠정 결론 지었다.

용접 중 발생한 불꽃이 천장의 마감재 속에 있던 우레탄 폼에 옮겨붙였고, 무염 연소 형태로 확산하다가 각 구역 전실 출입문 부근에서 산소 공급이 원활해 지면서 불이 급속도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15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천경찰서에서 이같은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신축 공사현장 화재 사건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불은 지하 2층에서 발생했다. 화재 당일 오전 8시께부터 화재 발생 시까지 A씨는 실내기 동배관 용접 작업 중이었으며 B씨 등 7명은 벽면에 도포된 우레탄 폼 마감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당시 공사 현장의 벽체와 천장은 100∼200㎜ 두께로 우레탄 폼을 도포한 후 벽체의 상단부와 천장은 펄라이트로 마감했고, 하단부는 갈바륨으로 마감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또 경찰은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화재 당일은 평상시보다 2배 많은 67명의 근로자가 투입됐다. 12명이 사망한 지상 2층의 경우 덕트 및 소방배관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엘리베이터 작업은 당초 5월 초께 시작해 6월 15일까지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변경된 작업 일정을 맞추기 위해 지난 4월 28일부터 근로자 3명을 공사에 투입해 전원 사망했다.

안전관리 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레탄 폼 발포 작업과 용접 작업을 동시에 작업하는 등 작업의 동시 작업을 금지하거나 일정을 조정하지 않았고, 비상 유도등, 피난 유도선 등 임시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채 화재 발생 위험 작업을 진행했다. 화기 작업의 필수 조건인 2인 1조 작업도 지켜지지 않았다.

아울러 유해위험방지계획서에는 지하 2층에서 화재 등 위험 발생 시 기계실로 통하는 방화문을 거쳐 외부로 대피할 수 있도록 계획됐지만, 당시에는 결로 방지를 목적으로 방화문 설치 공간을 벽돌로 쌓아 폐쇄돼 대피로가 차단돼 있는 상황이었다. 지상 1층부터 옥상까지 연결된 옥외 철제 비상계단은 설계와는 달리 외장을 판넬로 마감해 화염과 연기의 확산 통로가 됐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원인과 인명 피해에 책임이 있는 공사 관계자 24명(발주자 5명, 시공사 9명, 감리단 6명, 협력업체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며 "이중 책임이 무거운 9명(발주자 1명, 시공사 3명, 감리단 2명, 협력업체 3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재 발생과 피해 확산의 근복적인 원인이 됐던 공기 단축과 관련한 중요 책임자에 대한 집중적으로 수사하겠다"며 "공사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와 여죄 등에서도 계속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