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위 배율 9년9개월만에 최대격차
하위 2.2% 떨어질때 상위 15.2% 올라
수도권이 주도… '똘똘한 한채' 한몫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주거 양극화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전국의 저가 아파트값은 250만원 가량 떨어졌으나 고가 아파트값은 1억원 넘게 올랐다.

15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달 아파트 '5분위 배율'은 7.36으로 2010년 8월(7.40) 이후 9년 9개월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달 전국 아파트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은 7억9천886만원으로 1년 전 대비 1억520만원 오른 반면, 같은 기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은 1억860만원으로 247만원 하락했다. 저가 아파트값이 2.2% 떨어진 사이 고가 아파트값은 오히려 15.2%나 오른 것이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저가 아파트(1분위)값이 7.7%(907만원) 내리는 동안 고가 아파트(5분위)값은 28.0%(1억7천453만원) 올라 가격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이 같은 주거 양극화 심화는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가 이끌었다.

경기도의 경우 1분위 가격이 1억5천660만원으로 1년 새 0.7%(110만원) 떨어졌는데 5분위 가격은 6억7천964만원으로 15.3%(9천11만원) 뛰었다.

인천시도 1분위(1억3천989만원)가 1년 전과 같은 수준인 반면, 5분위(5억2천210만원)는 17.4% 올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서울시는 5분위 배율만 보면 4.53으로 1년 전(4.47)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평균가격으로 보면 고가~저가 아파트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서울 아파트 하위 20%(1분위) 평균가격은 3억9천776만원으로 1년 전보다 12.4%(4천392만원) 올랐다. 하지만 5분위 평균가격은 무려 18억320만원에 달해 1년 사이 10.2%에 해당하는 1억6천713만원이 상승했다. 고가와 저가 아파트의 1년 오름폭(%)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가격 차이는 억대를 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수도권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주거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