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사는 김모(38)씨는 올해 여름 휴가 때 가족과 함께 가는 여행을 포기하는 가닥으로 잡고 있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4살과 7살짜리 자녀의 유치원 여름 방학에 맞춰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가능한 숙박이 없을 뿐더러 4인 기준 펜션의 경우 1박 숙박 비용이 50만원에 달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김씨는 "코로나19로 아무래도 접촉이 덜한 독채형을 찾고 있는데 지난해만 해도 1박에 25만원이었던 펜션마저 올해는 50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며 "코로나19로 해외여행에 가지 못하면서 국내 여행자가 늘자 펜션업계가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대학생 장모(23)씨는 친구들과 추억을 쌓기 위해 매년 함께 했던 여름 여행을 올해는 가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어 비용을 저축해 내년에 해외로 가기로 했다.

장씨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않냐"며 "바람도 쐬고 싶은데 감염되면 나 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휴가철이 다가왔지만 코로나19로 감염 우려에 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국내 여행을 가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싼 데다가 예약마저 꽉 차 사람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천23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름휴가를 계획한 직장인은 10명 중 1명(9.1%)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인들이 여름휴가를 가기로 결정하지 못한 이유는 코로나19 탓이다.

응답자 중 72.6%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가늠할 수 없어서(복수응답 결과)'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여름휴가를 계획한 직장인들은 대부분 국내여행을 떠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여름휴가를 가겠다고 답한 직장인의 89.2%가 올여름 휴가는 '국내여행'으로 보낼 것이라고 답했으며 '해외여행을 하겠다'는 응답은 10.8%에 머물렀다.

하지만 국내 여행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이달 초에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의 호텔과 리조트 주말 객실 예약률은 90%를 넘어섰다. 펜션도 예약률이 80%를 넘는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주중은 일부 물량이 있지만 7월말부터 8월초까지 성수기는 없다. 숙박비도 평년 대비 50% 넘게 오른 실정이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