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내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지정해줄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 정식 건의했다. 메르스 사태 때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여전히 실현되지 않은 도내 감염병 전문병원 조성이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지사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32회 국무회의 및 수도권 방역대책회의에서 경기도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을 비롯해 중증환자 치료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대한 의료인력 지원, 민간의료기관의 자발적 진료 참여를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 등을 건의했다.

감염병 전문병원에 대한 필요성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처음 제기됐었다. 관련 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서울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이 감염병 전문병원 1호로 지정됐지만, 경기도에는 아직 지정된 곳이 없다. 이 지사는 2018년 도지사 선거 당시 도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유치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코로나의 안정이 수도권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방역당국과 수도권 지자체들 간의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 속 '로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자체들이 지금까지 현장 방역의 최일선에서 역할을 잘 해줬다. 고위험시설 관리와 자가격리자 관리, 병상 확보 등 선제적 대응은 물론 확진자 발생에도 발빠르게 대처하며 감염병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 있다"며 "의료진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코로나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과 골목상권을 지원하는 등 경제위기 극복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자체들의 창의적 사고와 신속한 현장 대응은 지방분권이 왜 중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사도 "보건복지부 등과 경기도 간 정보 교환이 잘 되고 있고 현장의 건의를 중대본에서 시행하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도민들에게서도 호평이 나오고 있다. 신속한 반영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성철·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