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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10년간 사명감 하나로 일했는데 지금은 한계에 달했습니다."

취재를 하며 만난 돌봄교사들은 일반 초등학교 돌봄 전담사와 특수학교 방과후 종일반 강사 가릴 것 없이 열악한 환경 속에 더는 버틸 자신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규 수업을 위한 등교가 중단됐을 때도 이들은 학교에 나와 아이들을 보살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돌봄교실을 운영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현장에는 제대로 된 원칙조차 없었다. 한 학교의 경우 정규 수업 일수를 월, 화, 수로 나눠 7~8명씩 등교하며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으나 돌봄교실은 이 같은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15~20명 정도 되는 학생들이 한 반에 모여 있었다. 특수학교에서 긴급돌봄을 하고 있는 방과후 종일반 강사들은 하루 7시간 넘게 일하면서 아이들 점심 먹이는 것부터 화장실에 데려가는 것까지 모든 일을 맡고 있다. 하지만 돌봄교실 4개를 통틀어 지원되는 보조인력은 단 한 명도 없다. 아이들에게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강사들은 쉬는 시간 화장실조차 갈 수 없는 상황이다.

돌봄교실이 원칙 없이 운영되면서 교사들은 자신이 속한 학교의 배려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한 돌봄교사는 "다른 학교는 학교장이 보조 인력을 지원하거나 교실 내 학생 수를 조정해 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으나, 대부분은 우리도 힘들다고 방관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들의 처우는 학교에서 이들을 얼마나 '배려'하느냐에 따라 제각각이다.

교육 당국은 돌봄 교사들의 이 같은 고충에 대해 "지금은 그분들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며 "인력을 모집해 지원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현장은 여전히 나아진 게 없다고 한다. 이들의 목소리를 단순히 민원으로 볼 게 아니다. 교육당국 차원에서 일관된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

/박현주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