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승배 경인일보 기자
공승배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보호에 인천시의 관심이 더욱 필요합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박용목 원장의 말이다. 국립생태원은 지난 1일 인천 강화도에서 인공 부화해 기른 저어새 5마리를 세계 최초로 야생으로 돌려보냈다. 지난해 강화도 각시암 등에서 수몰 위기에 있던 알을 구조해 길러낸 저어새들이다. 박용목 원장은 이날 방사 현장에 모인 50여 명의 시민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립 생태연구기관 수장의 이 말은 가볍게 볼 만한 사안이 아니다. 인천은 저어새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저어새는 전 세계에 4천8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인데, 전체 개체의 약 90%가 우리나라에서 번식한다. 이 중에서도 80% 이상이 인천을 번식지로 삼는다. 지난해 국내에서 번식한 저어새 1천474쌍 중 약 83%(1천222쌍)가 인천을 택했다. 박 원장은 저어새의 고향을 지키는 일에 인천시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주요 번식지인 인천 남동유수지는 인천시의 관심이 절실하다. 2017년 233마리의 새끼가 정상적으로 태어났던 남동유수지는 2018년 46마리, 지난해 15마리의 새끼가 태어나면서 번식률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너구리의 번식지 침입이 주된 원인이다. 인천시는 올해 번식지 주변에 전기철책을 설치해 너구리의 접근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저어새가 유수지 내 2개의 인공섬 중 1개의 섬에서만 번식을 하는 '미스터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동유수지가 2017년의 '저어새 왕국'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선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하나의 종이 멸종하면 연쇄 작용으로 100종이 넘는 생명체가 사라진다고 한다. 세계 각국이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에 등급을 부여하면서까지 지키려고 하는 이유다. 전 세계 중에서도 우리나라, 특히 인천을 택한 저어새에게 인천시가 할 수 있는 건 보호를 위한 관심이다. 국립생태원장의 말처럼 인천시는 저어새 보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공승배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