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국내 코로나 19 확산 추세가 여전하다. 특히 경기·인천과 서울 등 수도권, 광주광역시, 대전 등지에서 집단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심각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생활방역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전국 지자체와 공기업, 민간기업은 다중이 모이는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하지만 부천시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예정대로 개최키로 해 논란이다. 시는 철저한 방역대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시민들은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개막식을 비롯한 주요 프로그램이 취소되자 예산을 낭비하면서까지 왜 무리하게 행사를 개최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8일 일정으로 9일부터 시작된 부천영화제는 국·도비 14억원과 시비 28억원, 후원금 8억원 등 50억원이 소요된다. 주최 측은 개막식과 영화 상영을 위해 CGV 8개 관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막식은 상영회로 바뀌었고, 레드카펫도 생략했다. 또 철저한 거리 두기를 통해 참석 인사를 줄이고 조직위원장의 인사말도 동영상으로 대체했다. 시와 조직위는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행사 규모를 최소로 줄였다는 입장이나 시민들은 '코로나 감염 우려가 여전한데 왜 행사를 강행하느냐'고 비판한다.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부대행사와 프로그램도 줄줄이 축소되거나 취소됐다. 해외 유명 배우와 감독 초청도 무산됐다. 이처럼 부실한 행사를 개최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이미 편성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무리하게 행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개막식이 생략되고 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해 반쪽짜리로 전락한 영화제를 개최하려는 건 예산을 쓰겠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된다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전국의 여름철 대표 축제들도 취소되는 마당에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제 개최를 위해 기업체들은 후원금을 냈다.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경제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내심 행사가 취소되기 바랐던 기업들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시와 조직위는 전국 여름 축제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와중에 왜 영화제를 강행하는지 시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얻어야 한다. 행사 기간 철저한 방역 대책을 통해 모두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보여줘야 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힘든 결정을 내린 만큼 성공적인 행사를 치르기 바란다. 정책 결정과 실행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사설]코로나 감염 걱정에도 강행한 부천영화제
입력 2020-07-09 20:48
수정 2020-07-0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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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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