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와 전세계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잠잠해지나 싶더니 다시 끊이지 않고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이 코로나19 역시 새로운 역병(疫病)이다. 역병의 창궐은 재난상황이다. 재난 앞에서 인류는 모든 정보를 교류하고 힘을 합하여 대응해야 한다.
필자도 '코로나19 한의전화진료센터'에 봉사자로 참여하여 외국인환자도 비대면진료하고 여러환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본인이 참여한 서울진료센터에서는, 하루 평균 20여명의 한의사와 20여명의 한의대생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많은 코로나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5월말 기준으로 전체코로나 환자의 20%이상이 한의진료를 경험하게 되었고, 만족도 또한 매우 높게 나왔다.
코로나 19의 한의진료는 WHO의 권고사항이다. WHO는 2020년 2월에 에볼라 치료제로 유명한 렘데시비르, 신종플루때 나왔던 아비간,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퀴닌, 코로나19를 극복한 사람들의 혈장을 이용한 혈장요법과 더불어 각국의 전통의학을 Immediate Therapeutics로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는 코로나 19에 대한 진료매뉴얼과 진료지침서를 만들고 시시각각 업데이트하면서 이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 양한방 협진 체제가 잘 운용되는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에 한의학적 치료를 가미해 많은 효과를 내고 있으며, 보고에 의하면 85%의 확진자들에게 한약을 투여해 완치 기간을 앞당기고 있다.
한의학은 인류의 오랜 질병의 역사와 함께해 왔고 역병(감염병) 치료를 위한 많은 솔루션을 축적해 왔다. 이미 후한(後漢)시대 장중경의 상한론(傷寒論)과 청대(淸代)의 온병학(溫病學)을 위시해 많은 의서를 통해 역병의 생성과 그 발전, 소멸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해, 역병의 기전은 물론 상세한 치료법까지 모두 구축해 놓고 있다.
그리고 현대한의학에서는 각 한의과대학의 예방한의학교실과 호흡기내과학교실에서 학부과정은 물론 대학원 박사과정, 한방병원의 전문의과정까지 개설되어 예방한의학 전문가와 감염병 전문한의사를 양성 배출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재난상황에서마저 일부 의사단체의 직역이기주의로 인해 정부의 감염병 대응지침에 한의사 전문가들의 참여가 배제된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그나마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의사 역학조사관을 임명하여, 심층 역학조사는 물론 검체채취에도 참여하고 있지만, 질병관리본부의 이기적인 대응지침으로 인해 격리중인 환자의 치료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재난 앞에 직역이기주의는 죄악이다.
한의학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계속된 감염병의 역사속에서 그 역할을 내려놓은 적이 한번도 없다. 항상 감염병과 싸우면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왔다. 한의학은 이번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해서 감염병과 싸울 것이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건강을 지킬 것이다. /경기도한의사회장 윤성찬(한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