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도처리 활성탄여과지서 나와
설계·시공·운영 의혹 설득력 얻어
서구 가정집 수도꼭지 '같은 종류'
수돗물 유충 합동원인조사반 구성
인천 공촌정수장에 이어 부평정수장에서도 깔따구 유충으로 추정되는 벌레 사체가 발견돼 환경부와 인천시가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인천 수돗물 유충 발견사태와 관련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원인조사반을 구성하고 전국 정수장 수질검사에 나섰다.
인천시와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19일 이번 사태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부평권역 배수지와 부평정수장에서 깔따구의 죽은 유충 추정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인천시와 환경부는 전날 오후 6시30분께 부평지역 배수지 3곳에서 유충 추정물체가 발견됨에 따라 부평정수장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했더니 정수장의 고도처리시설인 활성탄여과지에서 유충 추정물체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박영길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물체 발견 이후 고도처리시설 운영을 중단했고,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의 협조를 얻어 배수지 청소와 거름망 설치 등 정상화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충이 유독 고도처리시설이 설치된 정수장에서만 발생하자 시설 설계·시공·운영과정에서 문제점이 있다는 의혹(7월 16일자 1면 보도=반쪽짜리 고도정수처리 '벌레 유입' 자초했다)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촌정수장과 부평정수장은 탄소 알갱이로 물의 냄새와 유기물을 흡착하는 활성탄 여과지를 갖추고 있고, 유충이 나오지 않은 남동·수산정수장은 이런 고도화처리시설을 갖추지 않았다.
정경윤 한강유역환경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없었고, 여과·소독을 하면 생물관련 항목(이물질)은 다 걸러지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며 "(고도처리시설) 설계 과정부터 문제가 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구 가정집 수도꼭지에서 발견된 유충과 공촌정수장 활성탄여과지에서 발견된 유충은 같은 종류의 깔따구류인 것으로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종 분석 결과 확인됐다. 민원이 발생한 가정은 정수장의 물을 직접 공급받는 직결 급수구역이기 때문에 정수장 이외의 다른 경로로의 유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