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허바드 주한미대사는 23일 9.11 미국테러참사에 대한 북한의 반응
과 관련, "북한이 유감표명과 테러반대 성명을 낸 것은 긍정적이지만 (반
테러) 국제연대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한 동참에 소극적인 것도사
실"이라며 "북한이 자신의 방법으로 테러에 대처하고 입장표명을 하는 것
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총무 강신철.
姜信澈)초청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 나름의 반테러 협력방안과 관
련, 북한이 9.11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 카에다' 조직에 대한 정보를 갖
고 있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정보보유 여부는 모르지만, 북한이 그같
은 정보를 갖고 있고, 그것을 제공한다면 분명히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
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북한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위해서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면서 "요도
호 납치범을 송환한다면 중요한 조치로 미국은 이를 진전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허바드 대사는 또 북한의 생화학 테러 가능성에 대한 질
문에 "만일 생화학 테러에 가담한다면 이에 대해 충분히 대처할 준비가 되
어 있다"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이어 "북한은 부시 행정부의 고유한 정책을 받아들여야 한
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원한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조건없이 대화에 응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북미대화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행정부의 일을 그대로 연속적으로 행할 가
능성은크지 않으며, 부시 행정부 나름의 자체적인 정책을 갖고 일을 수행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익명의 미국 관리는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섰는데, 그 이전
정부의입장을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으라는 것은 굉장히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허바드 대사는 또 재래식 군비 감축문제와 관련, "3만7천명의 주한미군
을 주둔시킨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북미대화의 일
부분으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연합뉴스와의 특별회견에서 나타난 부시 대통령의 김정
일 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해 "북한이 북미대화 재개에 응하지 않
고 갑자기 이산가족 상봉이 취소되는 등 예정상황이 그대로 진행되지 않는
데 대한 당황스런 표현이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허바드 대사는 인도적 차원의 대북식량지원을 계속할 뜻을 밝히
고 황장엽(黃長燁)씨의 방미건과 관련, 황씨가 방미할 경우 국무부에서 적
합한 안전조치를취할 것이나 방미성사 여부는 황씨 자신에게 달렸다고 지
적했다.
한편 허바드 대사는 최근 미국의 테러전쟁 지원을 위한 일본의 파병움직
임 등에대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조짐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
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