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발목 취소 아닌 1년 연기 희망
5개 지자체 협조 필요 '도체육회 노코멘트'
상대방 배려 '역지사지'의 자세 보여줬으면
당초 고양시는 올해 5월 '엘리트 스포츠 대제전'인 도민체전을, 9월에는 '생활체육인의 대축제'인 대축전을 잇따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결국 발목이 잡혔다. 사람들이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체육대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고 결국 도민체전, 대축전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이유로 고양시는 이미 준비한 대회를 취소하기보다 1년 연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전국적으로 종합대회가 연기되는 상황에서 도내 체육인들의 화합을 위한 대회가 취소된다면 고양시 입장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고양시는 이번 도민체전을 위해 경기장 시설 개·보수에만 국비 5억8천만원, 도비 75억원, 시비 74억원 등 총 155억여원을 투입했다. 대축전의 경우 10월 전국체전 일정 등을 고려해 시기를 앞당겨 오는 9월에 추진하려 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소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06년 도민체전을 개최한 고양시는 14년 만에 이 대회를 다시 열어 인구 100만을 이룬 지자체의 발전 상황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려고 했다. 지난 5월 호수공원 일대 국제꽃박람회와 연계해 도민체전을 치르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대회는 취소됐다.
이에 고양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9월 대축전을 포함해 이미 취소된 도민체전까지 내년으로 미루자는 내용의 공문을 도체육회에 제출했다.
이재준 고양시장도 "전국체육대회 순연 결정에 따라 고양시도 예산을 들인 도민체전과 대축전 등의 연기를 선택하게 됐다"며 "내년 도민체전을 준비 중인 파주 등 타 지자체에서 넓은 아량을 베풀어 우리 시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도민체전과 대축전이 연기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도체육회의 도민체전 운영위원회의 구성과 타 시·군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년 예정된 도민체전과 대축전을 진행할 파주시를 비롯, 2022년도 도민체전 유치에 나선 용인·성남·가평, 2023년 도민체전 유치를 희망하는 오산시 등 5개 지자체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고양시는 파주시가 바로 옆 지자체이기 때문에 우리가 쌓아온 노하우를 공유하며 대회 지원을 보탤 수 있다고 공언한다. 또 내년 4월 도민체전 개막식에서 우리 시의 홍보 외에도 파주시의 발전 상황을 함께 내보낸다면 시너지 효과도 매우 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도체육회는 현재까지 노 코멘트다. 그동안 도민체전과 대축전을 취소한 경우는 있어도 1년을 연기한 사례가 없어서다. 게다가 최근 도체육회 이사회에서도 산하 위원회 구성이 보류되면서 갈팡질팡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의성이 필요한 사안이 검토를 기다리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해야 한다. 고양시도 타 지자체와 연기를 놓고 낮은 자세로 협조를 구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도민체전과 대축전은 그 지역을 알리는 촉매제이기 때문에 보다 사려깊은 마음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역지사지 정신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신창윤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