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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화성정수장 등 전국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유충이 발견된 화성시 매송면 천천리 Kwater 경기동남권지사 화성권관리단 화성정수장.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환경부 "정수장 유충 발견" 관련

활성탄 통과 사실상 불가능한데…
소식 접한 도민들 하루 94건 민원
'깔따구 유충' 사례없는데도 불안


'유충 수돗물' 공포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7월 22일자 1면 보도=수돗물 유충, 인천만의 문제 아니었다), 정부와 지자체의 발표가 되레 시민들의 오해를 키우고 있다.

경기도 수자원본부에 따르면 경기도내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은 집계를 시작한 지난 15일부터 21일 오후 8시 기준으로 188건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시흥시가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천시 16건, 안산시 15건, 화성시 14건 등 도내 20개 시군에서 신고가 이어졌다.

15일 처음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은 10건이었으나 환경부가 전국 49개 고도정수처리장 점검 결과를 발표한 21일 하루에만 94건의 민원이 몰렸다. 관계자들은 언론보도 등으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민원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불안감을 키운 것은 그간 수돗물에 문제가 없다는 지자체의 발표와 달리 환경부가 화성정수장 등 전국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전한 것이다.

환경부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화성정수장 활성탄 표층에서 유충이 발견됐고 실제 유충이 섞여 가정에 공급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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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화성정수장 등 전국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유충이 발견된 화성시 매송면 천천리 Kwater 경기동남권지사 화성권관리단 화성정수장.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고도정수처리장에서 사용하는 활성탄은 두께가 3m에 가까워 깔따구 유충이 통과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울러 정수장 관리청인 환경부와 지자체 등이 깔따구 유충만을 수돗물 오염의 기준으로 삼는 듯한 발표가 오해를 불러오고 있다. 도내 신고된 188건의 유충 수돗물 관련 민원을 분석하면 대부분 '유충 미발견'이나 '나방파리 유충(13건)'으로 공급된 수돗물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 역시 관리청은 염소가 섞인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 외 다른 곤충류가 서식할 수 없다는 과학적 근거에 따라 공급된 수돗물에 이상이 없다는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곤충 서식 환경과 염소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천에서와 같이 깔따구 유충이 섞인 수돗물이 가정에 공급된 사례가 도내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도내 각 지역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수돗물 관리에 대한 불만과 함께 수돗물이 나오는 모든 곳에 필터를 사서 달았다는 글 등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수자원본부 관계자는 "붉은 수돗물 사태와 같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민원이 몰리는 것 같다"며 "수돗물을 믿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