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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경제부 기자
지난해 문 닫을 뻔 했던 화성지역의 전국 최대 규모 연료전지(MCFC·용융탄산염형) 발전소가 지난 6월 가까스로 재가동에 들어갔다. 포스코에너지가 원천기술 업체인 미국 퓨얼셀에너지와의 문제로 발생한 적자 부담을 계약 관계인 발전소 운영사에 떠넘기려다 재계약이 늦어졌다.

그마저도 이 발전소의 총 21기 연료전지 발전설비 중 2기는 포스코에너지가 설비 교체를 해주지 않아 미가동 상태인 데다 나머지 전국 상당수 MCFC 발전소는 재계약을 못 맺거나 설비도 공급이 안 된 걸로 알려졌다.

이 상황에 최근 포스코에너지가 퓨얼셀에너지와 엮인 문제로 발생할 피해를 또다시 운영사들에 지우려 하고 있어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퓨얼셀에너지가 서면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는데 포스코에너지는 일방적 해지에 불과하다며 유사시 발생할 피해 책임은 질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만약 퓨얼셀에너지와의 계약이 정말 해지되면 현재 포스코에너지와 계약을 맺어 발전설비를 공급받는 전국 18곳 운영사는 언제 발전소 문을 닫아야 할지 내다보기 어렵게 된다.

현재 18곳 발전소 중 3곳만 발전설비 교체가 일부 이루어져 가동 중이고 나머지 15곳은 아예 미가동 상태이거나 재계약을 못 맺어 사실상 제대로 운영 중인 발전소가 거의 없는 상태다.

약 1조원이 투입돼 전국 곳곳에 MCFC 발전소가 세워졌는데 원도급 업체가 해결하지 못한 원천기술 업체와의 문제로 을의 위치인 운영사만 피해를 떠안고 있다. 그런데 이들 운영사는 을의 위치인 탓에 투자금을 날릴 상황에도 원도급 업체에 제대로 된 보상이나 재계약 요구도 못 하고 있다.

정부가 그린 뉴딜로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는 판에 국내 3대 연료전지 발전소 중 하나인 MCFC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앞날이 캄캄하다.

/김준석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