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여성들의 삶이 많이 팍팍해졌다. 구혜완 인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이 28일 오후 인천시의회 토론회에서 "코로나19로 여성의 무보수 돌봄 노동에 대한 책임이 과중해 졌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일례로 코로나 사태 이후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 비율은 8.1%인 반면에 여성은 42.9%로 무려 5배 이상인 것이다. 송윤옥 인천시 여성권익시설협의회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직장 내에서 여성이 1순위로 해고되는 등 불평등이 지나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은 전국 평균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취업자수가 계속 줄고 있다. 지난 1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년 대비 취업자수가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 중인데 취업자수 감소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훨씬 두드러졌다. 미국 등 경쟁국에서도 여성의 실업률이 남성을 능가하고 있어 정책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과거의 경기침체와는 달리 신종코로나로 인한 충격이 여성 종사자가 많은 업종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숙박 및 음식점, 소매, 교육 등 서비스업의 고용충격이 결정적이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불리한 근로 여건에 놓인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입지를 더욱 위축시킬 예정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대란에 즈음하여 국제노동기구(ILO)는 "특히 서비스업계가 침체하면서 여성 고용률이 이전보다 더 위협받고 있다. 최근 몇 년 간의 노동시장의 성(性) 평등 분야에서 이뤄낸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남녀 격차를 더 벌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네스코(UNESCO)에 따르면 지난 4월 전 세계 학생 10명 중 9명이 등교하지 못했다. 가사와 육아부담, 이로 인한 재취업의 어려움 등도 여성들을 옥죌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비대면 접촉이 일상화되는 뉴노멀 사회의 조기 도래는 불문가지이다. 양성평등의 젠더이슈를 떠나 더 이상의 방관은 곤란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여성에게 좋은 것이 불평등 해소와 경제 회복, 성장에도 좋은 것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이 여성실업자에 대한 지원확대, 일과 가사노동의 균형촉진 등에 적극 나서라고 주장했다. 돌봄 노동 지위 강화 및 취약계층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부터 서두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