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가 가진 매력을 하나씩 읊으면 끝도 없을 테지만, 레시피나 지역 음식점 검색을 위해 유튜브를 주로 이용했던 내가 이끌린 매력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날 것'인 점과 '대리 충족'이 그것이다.
이런 요리는 이렇게 만들고, 필요한 도구와 재료는 이것이라며 마구 던져주는 유튜브의 매력은 푹 빠지기 충분했다. 각종 여행·캠핑·식당을 간접 체험하며 분위기나 음식·풍경 등을 미리 보는 창구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런 유튜브가 '뒷광고'(광고를 숨긴 채 영상 제작하는 행위) 논란으로 시끌하다.
시작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가수 강민경의 개인 유튜브 채널이었다. 광고 표기도 없이 자신이 직접 산 것처럼 영상을 제작한 것이다. 이슈가 묻힐 때쯤 유튜버 '애주가TV'의 참PD의 폭로가 나왔다. 유튜브 업계에 유료광고를 표시하지 않는 '뒷광고'가 만연하다는 내용이었다.
각종 먹방부터 의료기기 체험, '내돈내산(내돈주고내가산)' 리뷰까지 업체에 돈을 받고 의뢰받아 제작한 영상이란 건 큰 파장이 됐다.
이런 폭로가 나왔다고 해서 유튜브 생태계가 무너지진 않을 테다. 처벌할 근거는 없고, 사과하면서 과거 광고영상들에 '유료광고포함'이란 점만 추가하면 되는 까닭이다.
하지만 기자가 '기레기'로 불리게 된 계기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이미지가 나락에 빠지고, 고착하는 건 요즘과 같은 시대에 한순간이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김동필 사회부 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