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도 맡겨봤는데, 이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어요."

만성적인 불법 주정차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수원 델타플렉스(일반산업단지)에 주차 유료화와 동시에 '재직자 우선 주차' 시스템이 도입된다.

외부차량을 없애면서 주차장을 정비하고, 내달 개통하는 고색역과 연계된 마을버스 노선 도입으로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수원시의 입장이지만, '주차면'부족에 월주차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델타플렉스에 입주한 기업의 직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14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내달 14일부터 수원 델타플렉스 일대에 '재직자 우선 주차제'가 도입된다. 주차면 숫자는 주변 정비사업을 하면서 늘어날 방침이지만 최종 2천대를 약간 상회하는 규모로 예정됐다. 월 주차요금은 3만원대로 책정됐다.

시의 계획에 따라 수원델타플렉스관리공단은 입주 기업들에 '주차장 신청자 모집 안내' 공문을 보냈다. 18일부터 모집을 시작하며 기업과 신청 구획 간 거리와 자동차 배기량 등을 기준으로 추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공문이 전해지자 입주 기업 직원들은 반발에 나섰다. 주차면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인데, 요금을 받으며 운영한다고 달라지겠냐는 것이다. "주차 자리 당첨이 안 되면 출·퇴근은 어찌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주차 자리가 전 직원이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확충되면 요금은 감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노동자도 있었다.

실제 델타플렉스에 입주한 전체 노동자 수는 1만 5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는 실제 근무하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한 결정이란 입장이다. 재직자 차량 주차공간 확충을 위해 재직자가 아닌 외부차량(버스·화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란 것이다.

시 관계자는 "밤에는 버스·화물차를 주차하고, 낮엔 자신의 차량을 주차해두는 외부 사람이 많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직자 우선 주차제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출퇴근 문제는 고색역을 오가는 마을버스 노선을 도입하고, 유휴부지를 활용해 노외주차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게 이번 정책의 핵심"이라며 "만성적인 주정차 문제를 뿌리 뽑고 재직자 친화적 공간을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