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죽은 듯 조용한 마을'.

18일 오전에 찾은 양평군 서종면 명달리 마을은 적막감마저 느껴졌다. 마을 안길을 돌아다녀도 주민 한 명 만나기 어려웠고 마을 집 대문들은 모두 굳게 잠긴 상태다.

마을회관의 현관도 '코로나19로 임시폐쇄한다'는 안내문만 붙은 채 굳게 닫혀 있고, 마을 초입의 작은 가게에도 '임시휴업'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양평 관내에서 가장 오지 산골 마을인 명달리. 코로나19 집단 확진만 없었다면 전형적인 산골 마을이다. 몇 시간 동안 마을을 돌아다닌 끝에 마스크를 하고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채 밭에서 풀을 뽑는 한 어르신을 어렵게 만났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만난 유일한 사람이다.

정모(73·여)씨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대문을 걸어 잠그고 집안에 있다"며 "평생 이런 일을 당한 게 처음이라 걱정되고 불안한 생각도 들지만 집에만 있기 답답해 밭에 풀을 뽑으러 나왔다"며 얼굴에 흐르는 땀을 쓸어내렸다. 정씨는 "처음에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걱정이 많았는데 추가로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긴 한숨을 토해냈다.

지난 14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A(서울 광진구 29번 확진자)씨와 '마을 복놀이'에서 접촉한 주민 34명이 확진 판정을 통보받은 이후 명달리 마을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양평군 보건소는 즉시 마을회관 등 2곳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 확진자 가족 접촉자와 명달리 주민 등 496명에 대한 검체 검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예상과 달리 주민 2명만 추가 확진되자 군 관계자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현재 명달리 확진 주민 36명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등에 분산 격리 치료 중이다.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