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갑자기 연기…" 피해 발생
전임·봉직·개원의 등 확산 움직임
환자들, 동참병원 공유 자체 대응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료계 파업이 지속되면서 우려됐던 의료공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23일 대한의사협회·대한전임의협의회·대한병원의사협의회 등에 따르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는 대형병원 모든 연차의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며 이날부터 모든 업무에서 손을 뗐다.
주요 병원은 전공의 파업에 따라 수술과 진료, 당직 일정 등을 조정하고 예약을 줄이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진료 차질은 불가피하다.
병원별로 진료 인력의 20~40% 정도까지 레지던트·인턴 등 전공의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외래진료 일정이나 급하지 않은 수술일정 등의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무기한으로 예고된 전공의 파업이 병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의료공백에 따른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자궁경부암을 앓고 있는 A씨는 25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지만 의료계 파업으로 인해 예정된 수술을 받지 못하게 됐다.
A씨는 "수술을 앞두고 갑자기 병원으로부터 일방적인 수술 연기 통보를 받았다"면서 "후속병원을 알아봐도 수술에 참여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고 해 현재로선 의료계 파업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전공의의 업무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임의, 봉직의, 개원의 등 의사 전 직역도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의료시스템 자체가 멈출 위기에 처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하루 이틀이야 차질이 없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진료나 수술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의료파업 세부 정보도 공개되지 않아 환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에 환자들은 각종 SNS 등에 파업동참 병원 리스트를 자체 공유하며 의료공백의 피해를 스스로 최소화하고 있다.
/이현준·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