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사자들 생계 막막 아르바이트·대리운전
현장 관람 대신 비대면 온라인 채널 개설
사실상 수익 어려워… 정부정책 전환 필요

문화예술관광분야 종사자들의 경우 지난 2월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모든 프로그램이나 공연 등이 중단됐다. 6개월 이상 장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이들 업계·종사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등 대응해왔지만, 그 후폭풍은 문화계에 영향을 미쳤다. 예정됐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관련 종사자들은 일감이 끊겨 생계 위기마저 직면했다.
23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종합 통계를 보면 코로나19가 시작한 지난 2월부터 22일 현재까지 경기도 공연 매출은 1억288만5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억9천729만1천원에 비해 97.6% 감소했다. 장르별 매출액도 뮤지컬이 5천491만9천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0억6천753만8천원보다 98% 감소했고 클래식 공연도 3천501만7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억8천673만3천원에 비해 91%의 매출이 급감했다.
특히 오페라는 매출조차 없고, 심지어 무용의 경우 -24만4천원으로 적자 매출이 발생했다.
도내 공연 건수도 1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1건에 비해 75%가 감소했다. 뮤지컬이 255건에서 50건으로, 클래식이 126건에서 57건으로 각각 감소했고 국악(8건), 무용(4건), 오페라(2건) 등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도내 상연횟수도 올해는 346회에 불과, 지난해 2천402회에 비해 86%가 감소하는 등 코로나19 여파가 지역 문화계를 암흑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뮤지컬만 204회 공연을 했을 뿐 클래식(59회), 연극(53회), 국악(17회), 오페라·무용(이상 5회), 복합(3회) 등은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 문화계 종사자들의 고충은 더욱 심각해졌다. 한 공연 종사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없어지자 생계가 막막해 낮에는 아르바이트로, 저녁에는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간다고 하니 문화계의 후폭풍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문화계가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문화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온라인 생중계다. 오프라인 공연의 대안으로 '언택트'(비대면) 공연이 떠오른 것이다. 이는 국내 일부 대형 예술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 콘텐츠와 IT기술 결합의 중요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K팝 한류를 개척한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홀로그램·AR·VR(가상현실) 기술을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했고 세계적 음악가·예술단체들은 과거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재생성해 판매하고 있다.
지역 예술계도 새로운 언택트 공연이 시도됐다. 경기아트센터는 경기도형 문화뉴딜 정책의 구체화 방안으로 '방방콕콕, 예술방송국'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연예술인들을 위로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도 문화예술정책의 일환인데, 8억5천만원 규모의 예산이 긴급 편성됐다. '방방콕콕, 예술방송국'은 단순히 예술인들의 공연을 촬영해주는 단발성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출연료와 제작비를 지급하는 등 직접적인 경제적 도움을 준다.
경기도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문화예술관광 분야 종사자들의 위기극복을 위해 긴급활동 지원, 취약근로자 보호, 공공시설 입주단체 임대료·사용료 감면 등 3개 분야에 총 103억원을 지원하는 '경기도형 문화뉴딜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그러나 지역 문화계는 이와 같은 비대면 사회를 대비하는 문화 콘텐츠 창출에는 미비하다고 한다. 비록 민간 예술계에서 현장 관람이 아닌 월정액 및 1회 비용 지급 시 원하는 공연을 볼 수 있는 비대면 온라인채널을 개설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사실상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정부의 정책 전환도 필요하다. 당장 문화계를 살리는 것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이 반영돼야 한다.
/신창윤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