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사정' 이라며 문닫은 병원들
치료 못받고 헛걸음한 시민 '당황'


"의사파업을 뉴스로만 봤는데… 실제로 제가 겪으니 황당하네요."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등 의료계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하면서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사직서 제출 등으로 의료계가 맞서면서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총파업에는 동네의원도 참여하면서 도민들이 진료 공백을 우려하기도 했는데, 이날 휴진율이 전국 기준 8.9%에 그쳐 동네의원에서의 진료 공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27일 오후 3시께 찾은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A 소아청소년과. 병원 내 불은 모두 꺼진 채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유리문에는 '8/26(수)~8/28(금) 휴진…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라는 공지문이 붙어있었다.

인근 다른 건물에 있는 B 이비인후과도 28일까지 문을 닫았고, 수원의 또 다른 C 안과도 휴진에 들어갔다. 하지만 3곳 모두 휴진 이유를 '파업'이 아닌 '개인 사정'으로 적었다.

B 이비인후과 앞에서 만난 김모(23)씨는 "개인사정이라 적혀 있어서 파업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치료받으러 왔는데 문이 닫혀 있어 당황스럽긴 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무기한 집단휴진 사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날 400명대까지 급증하면서 정부는 전날 수도권 지역 전공의 등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데 이어 집단휴진에 동참한 전공의 35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했다.

또 현장조사를 진행했던 수련병원 20곳을 이날 다시 방문해 전공의 복귀 여부를 확인하고 미복귀 시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자체별 동네 의원 휴진율이 10%를 초과하면 이에 대해서도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사직서 제출 등으로 강하게 반발하며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일부 전공의 등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고, 76%가량의 전공의가 사직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현숙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판례상 사직서 제출도 집단행위 중 하나"라며 "이 경우에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부할 수 있으며 불응 시 그에 따른 조치도 동일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