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입장하는 이낙연 신임 당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신임 당대표가 31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둘러싼 여권의 의견 다툼이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편적 지급을 촉구해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철이 들도록 하겠다"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에둘러 비판했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역시 "저도 중하위 소득계층에 지급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지만, 홍 부총리는 언행에 신중하길 바란다"고 이 지사를 옹호했다.

이 지사는 최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단언하는데 재난지원금을 30만원씩 50번, 100번 지급해도 서구 선진국의 국가 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재난지원금의 보편적 지급, 추가 지급 필요성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이 "아주 철없는 얘기"라고 비난하며 이 지사 주장에 대한 홍 부총리의 의견을 묻자, 홍 부총리는 "책임 없는 발언"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다"고 비판적으로 답변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지난 8월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사건건 정부 정책 발목 잡고 문재인 정부 실패만 바라보며 침소봉대, 사실왜곡 일삼는 통합당이야 그렇다 쳐도 정부 책임자인 홍 부총리께서 국정 동반자인 도지사의 언론 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철이 없다'는데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한 건 당황스럽다"며 "국민 4분의1이 넘는 1천370만 경기도민의 위임을 받은 도정 책임자로서 도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에 의견 정도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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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김광철 연천군수와 함께 연천군 집중호우 침수 피해현장을 방문해 살펴보고 있다. 한편 이날 군남댐도 함께 둘러본 이 지사는 북한강과 임진강을 남북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 남북교류협력의 새 물꼬를 트게 될지 주목된다. /경기도 제공

그러면서 "재정건전성 때문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급 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한 것이었다. 우리 재정건전성이 좋으니 한번 추가 지급할 여력은 충분함을 강조한 발언임을 정말 이해못한 걸까. 재정건전성 걱정에 '경제 회생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길 바랄 뿐"이라며 "홍 부총리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홍 부총리를 에둘러 비판했다.

진성준 위원장도 가세했다. 선별적 지급 필요성을 주장했던 진 위원장은 "홍 부총리는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분이니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하는 소신이 있을 법도 하다. 저는 기왕에 2차 재난지원금을 중하위 소득계층에 지급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전 국민 지급론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홍 부총리는 언행에 신중하길 바란다"고 이 지사를 옹호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신임 민주당 대표는 1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고통을 더 당하는 분들께 더 빨리, 더 두텁게 도와드리는 게 제도 취지에 맞다"며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전 국민 지급 가능성에 대해선 "기류는 그렇게 안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물밑 논의 중으로, 이번 주에 큰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다면 다음 주 초까지는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와 방안을) 결론내야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