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 내쫓는다" 현역 군인 십자가 폭행치사 목사 징역 4년

악령을 내쫓는다며 휴가를 나온 20대 현역 군인인 신도를 십자가로 폭행하고 목 졸라 숨지게 한 목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김미경)는 4일 폭행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기도 소재 모 교회 목사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범행을 도운 A씨의 아내 B씨와 또 다른 목사 C씨와 C씨의 아내 등 3명은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2월7일 오전1시께 군생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신도 E(24)씨에게 안수기도를 하던 중 십자가로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등은 휴가기간 교회에 머무르기로 한 E씨에게 스트레스의 원인은 몸속의 악령 때문이라며 합숙을 시작한 2월2일부터 자해를 하라거나 금식을 지시하고 구역질을 시키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C씨의 두 딸도 범행 현장에 있었다. 큰딸은 16세여서 소년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됐으며 작은딸은 9세로 형사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입건되지 않았다.

A씨 부부는 나흘 뒤인 6일 오후 11시께 C씨 가족들과 함께 금식으로 탈수상태였던 E씨를 상대로 마귀를 내쫓는 '축귀(逐鬼)사역'을 하다 결국 E씨를 숨지게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극심하게 반항하는데도 잔혹한 폭행을 했다"며 "아내 뿐 아니라 기도를 목적으로 교회에 온 일가족들을 위협해 범행하게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잘못을 반성하고 합의한 점은 인정되나 24세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죄책을 물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