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75개·인천 53개 보유 불구…
당장 확진자 입원 가능은 1곳 뿐
병상당 필수 의료진 부족한 실정
'민간병원 행정명령 검토' 의견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위중·중증 환자가 크게 늘어나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정부와 각 자치단체가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즉시 입원 가능한 수도권의 위중·중증 환자 치료 병상은 서울 지역 4개뿐이다. 인천과 경기 지역은 단 한 병상도 없다.
수도권의 중증 환자 병상 보유 수는 인천 53개, 경기 75개, 서울 183개 등 모두 311개다. 당장 확진자 입원이 가능한 병상은 서울 9개, 경기 1개 등 10개가 남아 있지만 병상당 필요한 필수 의료진이 모자란 탓에 절반은 가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각 의료기관에 위중·중증 환자 병상 확보를 요청하고 있지만, 의료진 부족 등으로 중환자 병상 확보는 녹록지 않다.
인천만 하더라도 인천의료원, 길병원, 인하대병원에 모두 중증 환자 병상 53개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 경기·서울 지역 환자까지 모이면서 병상이 꽉 찼다.
이 때문에 인천시는 인천의료원과 당장 사용이 가능한 17개 내외의 중증 환자 병상 확보를 협의하고 있지만 정작 환자를 돌볼 의료진이 태부족한 상황이다.
중증 환자 병상 1개에 필요한 간호사만 해도 중환자실 경험이 있는 7~8명이 필요하며 의사도 1~2명이 교대로 붙어있어야 하지만 현재 의료원 의료진이 모두 병상에 투입돼 가용 인원이 없다는 게 의료원 측의 설명이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쓸 수 있는 병상과 장비는 있지만 당장 의료진이 부족해 환자가 오더라도 돌볼 수 있는 인력이 없는 상태라 민간병원이나 군의관 등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민간 병원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고 의료진·병상 수급이 안 될 경우 민간 병원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 발동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국내 위중·중증 환자는 163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위중·중증 환자는 지난달 18일(9명)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일간 18배 넘게 급증했다. 400명대를 넘어서기도 했던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들어 나흘째 100명대를 유지하는 등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위중·중증 환자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중환자 병상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규 확진자 10명 중 4명이 위중·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60대 이상 고령 환자이기 때문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위중·중증 환자 중 60대 이상이 85%를 차지하고 있다"며 "확진됐을 경우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60세 이상의 고령층은 외출·모임 등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