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경기남부 연쇄살인 8차사건 재심 '증인 채택'…"현장 체모 판단불능"

국과수, 오염과 30년간 보관 자연적인 DNA 소실 등 따른 결과

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5차 공판에 재심 청구인 윤성여 씨가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춘재가 경기남부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에 대한 재심 증인으로 채택됐다. 현장에서 수거한 체모 2점에 대한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박정제)는 7일 오전 윤씨에 대한 재심 공판을 열고 이춘재를 이 사건 마지막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이춘재는 이 사건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며 "당시 경찰 수사관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교수, 교도관 1명 등 앞으로 남아 있는 증인신문을 모두 마치고 마지막 공판에 이춘재를 소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국가기록원이 보관한 8차 사건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에 대한 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판단불능'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음모인 증제1·2호에서 유전자 염기서열이 검출되지 않아 현장 수거 음모와 윤씨의 유전자, 이춘재의 유전자를 비교할 수 없다고 재판부에 회신했다.

감정불능 사유로 국과수는 상염색체와 성염색체, 미토콘드리아 DNA 등 3가지가 음모를 부착한 테이프로 인한 오염과 30년간 보관하면서 자연적인 DNA의 소실 등에 따른 결과라고 부연했다.

앞서 검찰은 압수영장을 발부 받아 국가기록원에서 확보한 현장 체모 2점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지난 6월15일 국과수 소속 감정인을 재심 법정으로 불러 증거물 감정을 의뢰했다.

이날 오전 공판 증인은 8차 사건 수사 당시 화성경찰서 감식 담당으로 현장 검증 비디오 촬영을 했던 전직 경찰관 A씨가 출석했다.

A씨는 국과수 감정의뢰서에 담당 경찰관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당시 수사본부의 감식 업무는 상급기관의 감식계에서 맡았으며 실무는 수사본부 형사계에서 담당했다고 증언했다.

또 현장 검증 당시 비디오 촬영 업무를 맡긴 했으나 범인으로 지목이 됐기 때문에 의심을 손톱만큼도 해보지 않았고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후 1시30분 재개되는 공판에도 당시 수사를 맡았던 화성경찰서 수사본부 경찰관 2명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손성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