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선이 광역철도로 거듭나 12일부터 다시 수원과 인천을 달린다. 기존의 협궤노선이 1995년 12월 폐선으로 운행을 멈춘 지 25년만이다. 총사업비 2조74억원이 투입된 수인선 사업은 우리나라의 마지막 협궤철도를 표준궤도의 광역철도로 개량하는 국책사업이다. 2012년 6월 오이도∼송도를 잇는 1단계 구간(13.1㎞)이 먼저 개통된 데 이어 2016년 2월 2단계 구간인 송도~인천구간(7.3㎞)이 개통되고, 이번에 3단계 수원~한대앞 구간(19.9㎞)까지 개통됨으로써 인천과 수원이 하나의 철도로 연결됐다.

이번 수인선의 완전 개통으로 인천 및 경기 서남부지역의 교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인천에서 수원에 가려면 국철1호선을 타고 가다 구로역에서 수원행 열차로 갈아타야 해 90분 정도가 걸리는데 수인선으로는 70분만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다 수인선과 분당선(수원∼분당∼왕십리·청량리)이 직결 체제를 갖추는 만큼 수도권 전체의 교통 흐름도 나아질 전망이다.

수인선이 개통되기까지는 참으로 우여곡절도 많았다. 사업 초기 각 구간별로 각종 민원이 쇄도하면서 개통시기는 수시로 연기되기 일쑤였다. 때문에 이번 수인선 완전 개통은 더욱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인선 개통의 의미는 단지 교통망 확충 측면에 머물지 않는다. 일종의 복원철도라 할 수 있는 수인선의 이번 완전개통은 역사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37년 개통한 수인선은 일제의 물자 수탈 수단으로 탄생했다는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노선에 투입된 협궤열차는 수원기관차 사무소에서 조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협궤용 증기기관차이다. 버스보다도 작은 이 '꼬마열차'는 현재 인천 소래역사관 앞에 전시돼 있다.

수인선이 만성적자에 시달리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까지 이 열차는 반세기 넘게 인천과 수원을 오가며 서민들의 발 노릇을 톡톡히 했다. 훗날엔 윤후명의 '협궤열차에 대한 보고서'를 비롯, 이가림의 '내 마음의 협궤열차' 등 협궤열차를 소재로 한 문학작품이 다수 탄생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수인선 개통은 우리나라의 철도역사를 재조명하고 과거 우리의 삶과 애환을 되돌아보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수인선의 완전개통에 이러한 인문학적 의미를 더한다면 더욱 값진 철도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