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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0분토론 방송화면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차기 대선 아젠다로 부상한 기본소득제의 실효성을 토론했다.

10일 MBC 100분 토론에서 마주앉은 두 단체장은 기본소득제 도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대상과 시기 등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세계적 석학인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도 온라인으로 대담에 참여했다.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해온 이 지사는 골목상권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로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할 때 복지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경기도가 겪는 어려움이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이 처한 어려움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살핀 것인데 지금 기술의 발전으로 공급 역량은 충분한데 수요 역량이 점점 줄어드니 이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단순히 나눠주는 게 아니라 지역화폐를 통해 시장에 공급되도록 하기 때문에 경제 정책으로서도 효과가 크다. 복지적 경제 정책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국가 부채 비율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편인데 가계부채율은 가장 높은 나라다. 정부가 개인에게 지원하는 이전소득이 가장 낮은 점과 맞물려있다. 복지 지출도 우리나라는 GDP 대비 10% 선인데 OECD 평균은 21%다. 기존 복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그 중 일부의 방안으로 기본소득을 도입해나가야 한다"며 "사람이 왜 일을 하고 사는 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동안은 먹고 살기 위해 노동을 했는데 기술 혁명으로 생산성이 커졌다. 문명 발달의 혜택의 일부를 골고루 가져보자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노동에 대한 인식, 삶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팅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복지의 부족, 노동의 변화를 맞은 이 때 부분적으로 기본소득 실험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지만 n분의1로만 나눠주는 게 정답인지는 의문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도 효율적이지 않다. 동일한 금액을 지급해도 복지가 애초에 부족한 사람에겐 보장 소득이 되지 않는다. 모두에게 나눠주는 것만이 선인가"라고 반문하며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 특히 더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는데 n분의1로 소액을 주는 것은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반적인 소비 역량을 키우는 데도 더 어려운 분들에게 지원을 집중하는게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연 50만원, 다시 말해 월 4만원의 기본소득 지급을 주장한다. 전국적으로는 26조원이 든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지금 복지 수준을 유지하기만 해도 비용이 계속 늘어난다. 이런 가운데 26조원이라는 큰 돈,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2배로 구제할 수 있는 비용인데 이를 월 4만원씩 모두에게 뿌리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 더 어려운 분들의 소득을 보장해주고 청년, 아이들 세대가 불안정한 미래를 잘 대비할 수 있도록 쓰는 게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날 리프킨 이사장 역시 기본소득 도입이 갖는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1995년 발간한 제 저서 '노동의 종말'에서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었다. 자동화와 AI(인공지능)로 산업 효율성이 높아졌는데 기후 변화와 팬데믹의 시대를 맞아 이제는 사회 회복을 위한 새로운 고용이 생겨날 것이다. 지방정부가 이런 고용에 집중하는 동시에 기본소득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일자리를 주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이 서로를 돕고 번영하는 지역사회가 나타날 수 있다"며 "소득 보장을 통해 사람들이 더욱 더 정의로운 삶을 살면서 미래 세대와 지구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