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유동수(49)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11일 오후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조휴옥) 심리로 열린 살인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유씨는 "저는 억울하다. 그날 우리 집에 A씨는 오지 않았다. 죽인 적 없다"며 "용인 경찰이 집에 와서 벨을 누르고 나를 살인자로 협박했다"고 말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도 "피고인이 음식물쓰레기와 이불을 버렸을 뿐이고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손괴하거나 유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유씨는 지난 7월25일 카카오톡 메시지로 옛 연인 A(40대)씨를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 피고인 집으로 불러 다른 남성을 만난 것에 화가 나 둔기로 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피고인은 또 흉기로 A씨의 시신을 손괴하고 주거지로부터 3.7㎞ 떨어진 처인구 목동교 밑에 버리는 등 총 4회에 걸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에 중국어 법정통역인이 참석했지만, 유씨는 한국말로 자기 주장을 피력했다.

앞서 경찰은 A씨의 직장 동료로부터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벌이다 유씨를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A씨의 시신은 지난 7월29일 오후 늦게 발견됐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유씨가 마대자루를 여러 차례 옮기거나 의류 수거함에 이불을 버린 정황 등을 토대로 피의자를 특정하고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라 유씨에 대한 신상을 공개했다.

유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A씨의 소재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했다.

2차 공판은 다음달 6일 오전 10시35분에 열린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