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내년부터 도내 여성청소년에게 연 13만원 규모의 생리용품 구입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4일 도는 시·군과 협력해 만 11~18세 여성청소년 1인당 월 1만1천원, 연 13만2천원의 보건위생용품 구입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에 관한 조례'가 의결됐는데 이에 따라 사업을 추진 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전승희(민·비례) 의원이 대표발의했던 경기도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에 관한 조례는 도내 여성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생리대·생리컵 등 보건위생물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정부에서 저소득층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리대 바우처를 지급하는 선별적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성이라면 생리가 선택이 아닌 필연인 만큼 생리대 지원 사업은 보편적으로 접근해 여성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여주시가 유일하게 전국 최초로 생리대 보편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자체적으로 조례를 마련, 지난 1월부터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 사업의 지원 대상은 정부 생리대 바우처를 지원받는 여성청소년 2만4천여명을 제외한 48만6천여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사업에 동참하는 시·군에 대해 총 사업비 30%의 범위 내에서 도비를 지원할 방침으로 전 시·군이 참여할 경우 내년에 총 640억원의 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도는 이달 중으로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보건복지부에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SNS를 통해 "지금은 많은 기초 지방정부가 저소득층 여성청소년 생리용품을 지원하지만 기초생활수급권자 등 어려운 청소년에게만 선별 지원한다는 낙인효과 때문에 상처받고 꺼리는 학생도 많고 한다"며 "그래서 여주시가 시행중인 '여성청소년 무상생리대' 보편지원사업은 의미가 크다. 여주시 모범 사례가 경기도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도 정책으로 채택해 이 정책을 시행하는 모든 시·군에 도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국성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