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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기 거쳐 고열·혈소판 감소 등 동반
치사율 10~30% 불구 예방·치료제 없어
기피제·긴 옷 등 노출환경 최소화 필요


추석을 앞두고 벌초와 성묘가 많은 요즘 조심해야 할 질병이 있다. 진드기 등 벌레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인데, 쯔쯔가무시병, 유행성출혈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이하 SFTS)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SFTS는 특별한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없는 상태로 더욱 조심해야 하는 데, 치사율이 10~30%에 달할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다.

SFTS는 지난 2009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신종 감염병으로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에서만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데, 제한적이지만 환자의 체액과 혈액에 노출되는 과정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36명의 환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2016년 165명, 2019년 223명이 감염됐다.

SFTS는 보통 4~15일의 잠복기를 거친다. 38~40℃에 이르는 고열, 혈소판 감소, 구토, 백혈구 감소 등 증상이 동반된다. 중증의 경우 근육 떨림, 혼동, 혼수 등 신경계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SFTS는 참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피참진드기가 매개체로 추정된다. 참진드기의 활동 시기는 4~11월이다.

김시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드기 흡혈 시 무리하게 떼어내면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며 "야외 활동 후 발열 등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진드기는 전체 약 0.5% 미만이다. 따라서 진드기에 물렸다고 모두 SFTS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진드기에 노출되는 환경을 최소화하는 게 SFTS 예방을 위해 좋다. 야외 활동 시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 작업을 할 경우에는 옷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토시와 장화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

집에 돌아온 후에는 바로 샤워나 목욕을 하고 머리카락이나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꼼꼼히 확인한다. 진드기가 피부를 물고 있다면 핀셋 등으로 머리 부분을 잡고 천천히 제거해야 한다. 이후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잘 씻어낸 뒤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